다사다난했던 을미년 한 해가 저물었다. 많은 사람에게 지난 1년은 무한 생존경쟁 속에 숨 가빴던 한해로 기억될 것이다. 그러나 냉엄한 현실 속에서도 사회의 온기가 유지되는 이유는 남을 위해 조용히 헌신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낮은 곳에서 이름도, 빛도 없이 봉사하며 묵묵히 땀 흘리는 이들을 만나봤다.

▲ 환경미화원 박재균씨가 거리를 청소하고 있다. 새벽 5시 빗자루를 들고 거리로 나서는 박씨는 오후 3시가 돼서야 일을 마무리한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인터뷰| 환경미화원 박재균씨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환경미화원 박재균(37)씨는 일과 함께 새해를 맞이한다.

매년 10만여명의 인파가 몰리는 서울시 종로구 보신각. 다가오는 새해에 대한 희망을 공유하는 제야의 종 행사 인파 뒤로 청결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대기하는 환경미화원이 있다. 환희가 가득했던 행사장을 1시간 이내에 정상화시키는 것이 그들의 임무다. 박씨는 “매년 새해를 가족들과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고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지저분한 거리를 깨끗이 치우고 나면 뿌듯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새해뿐 아니라 환경미화원 박씨의 일과는 항상 남들보다 앞선다. 새벽 5시 빗자루를 들고 거리로 나서는 박씨는 오후 3시가 돼서야 일을 마무리한다. 박씨는 “나의 노력으로 거리가 깨끗해지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며 “시민들에게 봉사하는 직업이라는 긍지를 가지고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매번 이렇게 뿌듯함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박씨는 “환경미화원에 대한 하대(下待)로 인해 마음이 아플 때가 많다”고 말했다. 박씨는 “모든 사람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주민들이 환경미화원 옷을 입고 있으면 반말을 하거나 명령조로 얘기하는 등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깨끗이 치워 주셔서 고맙다는 말보다 고생한다며 동정하듯 바라보는 것도 속상하다”고 말했다.

박씨는 시민들에게 성숙한 시민의식과 더불어 철저한 분리수거를 부탁했다. 종량제 봉투로 인해 소각용 쓰레기 수거는 문제가 없지만 분리수거는 엉망이라는 게 박씨의 설명이다.

박씨는 “재활용이라고 해서 종이, 유리병, 캔, 비닐 등을 모두 한 봉지에 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따로 분리할 인력이 없어 모두 소각하게 된다”며 “비닐은 비닐대로, 종이는 종이대로, 음료의 경우도 병과 뚜껑을 분리해 버려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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