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강산에 울린 ‘화해·평화’… 南北 종교인 희망 비추다

진제 “초종교 화합에 평화 깃들어”
남북 불교계 ‘조국통일’ 기원 법회
교황 “평화 찾는 건 종교인 의무”

“韓통일 이끄는 평화의 사도 되자
한편의 승리는 진정한 평화 아냐
더불어 살아가는 평화의 길 열자”

[천지일보=박준성 강수경 기자] 2015년 을미년, 청양(靑羊)의 해인 올해는 광복·분단 70주년이 되는 해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열망이 어느 때보다 큰 한해였다. 5.24조치 후 얼어붙은 남북 관계가 회복되기를 바라는 기대와 염원을 품은 종교계는 남북한 화해와 평화, 더 나아가 세계평화를 외쳤다.

불교계를 대표하는 대한불교조계종 종정(종단 최고 어른) 진제스님은 지난 5월 한반도 통일을 기원하는 자리에서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의 평화통일을 이룰 수 있는 마음의 평화가 이루어지길 바란다”는 말과 함께 “종교인들이 뜻을 모아 초종교적인 화합과 평화의 정신을 이루면, 인류가 마음의 평화를 얻고 지구촌이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남북 불교계는 지난 10월과 11월 잇따라 ‘조국통일 기원 남북 불교도 합동법회’를 열고 남북 교류와 화해를 이끌기 위해 힘썼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금강산 신계사 낙성 8주년을 기념해 봉행된 합동법회에서 “남북합동법회를 계기로 우리의 마음처럼 금강산 길이 다시 열리고, 손잡고 걷는 신계사 순례길은 공존과 상생으로 나아가는 상승의 길이 되어줄 것”이라고 기원했다.

전 세계 가톨릭을 이끄는 프란치스코 교황도 새해 첫날 ‘평화’를 강조했다. 교황은 새해 정오 연설을 통해 “행복하고 평화로운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면서 “평화는 우리가 찾으려고만 하면 항상 가능하며 우리 모두 평화를 위해 기도하자”고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지난 9월 뉴욕 유엔총회 연단에 올라선 교황은 인류의 평화와 정의 실현을 호소했다. 그는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쟁과 내전으로 우리의 형제 자매와 소년 소녀들이 울고 괴로워하고 죽어가고 있다”면서 무기를 내려놓고, 전쟁과 분쟁을 멈추기 위해선 전 세계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외쳤다. 교황은 “분쟁을 해결하고 평화를 찾아오는 것은 인류의 양심에 관한 의무”라고 역설했다.

한국교회는 특히 올해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행보를 이어왔다. 60여개 교단과 교단연합단체들이 참여하는 ‘광복 70년 한국교회 평화통일 기도회’가 국내외 140여곳에서 진행되는 등 곳곳에서 기도회와 기념행사가 진행됐다. 평화를 염원하는 메시지도 연초부터 연말까지 계속해서 이어졌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는 신년예배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더 이상 유보할 수 없다”며 “민족 화해와 평화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는 계기를 만드는 한 해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2월 4~5일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국제협의회’에 참석해 교회가 남북 화해의 중재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NCCK는 프랑스 테러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시리아 난민 등을 위해 ‘평화 기도’를 요청하는 등 올해 개신교 내 평화운동을 꾸준히 시도했다. 지난 7월에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정전협정일을 기념해 ‘평화조약체결, 2015 KOREA Peace Day’ 행사도 개최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은 이달 22일 북한과 맞닿은 공동경비구역(JSA) 교회에서 성탄예배를 드리고 ‘평화’를 기원했다. 그는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을 따라 크리스천들은 이 땅에 진정한 평안이 임하고 남과 북이 하루빨리 평화통일을 이루도록 평화의 사도로서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일에도 한기총은 프랑스 테러를 규탄하며 “우리는 한국에 건전한 시위 문화가 확산되어 간디나 마르틴 루터 킹 목사가 주도한 것같이 비폭력 무저항의 평화시위를 전개할 것”이라고 성명을 냈다.

원불교 경산종법사는 올초 “성자적인 삶을 개척하자”며 신년메시지를 전했고, 내년 개교 100주년을 앞두고 ‘평화와 상생의 세상’을 주제로 2016년 신년법문을 통해 ‘평화’를 이야기했다.

경산 종법사는 “세상의 평화를 위협하는 전쟁과 테러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이웃들에게 먼저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이것을 무력으로 응징하는 것은 일시적인 방법이지 항구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한편의 승리만으로는 평화가 올 수가 없음을 자각해 인내와 노력으로 함께 공생·공영하는 평화의 길을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해에는 우리 모두가 이 세상의 주인이 돼 은혜를 함께 나누며 평화와 상생의 세상을 가꾸어 가기를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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