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지난 주 연이어 서해상에 해안포를 수십발씩 발포했다. 27일 백령도와 대청도 인근 북쪽 해상에 해안포 100여발을 발사했고 이어 하루만인 28일에는 연평도 인근 해상까지 추가 도발을 감행했다.

북한이 3월 29일까지 서해상에 ‘항해금지구역’을 선포한 것으로 미뤄볼 때 당분간 북한군의 서해상 무력시위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서 우리 군은 경고사격을 하고 국방부는 도발행위에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내용의 경고 전통문을 북한에 보내는 등 즉각적인 대응태세를 보였다.

정부당국이 남북한 모두 허공에 발사한 것이기 때문에 인명 피해는 없다고 밝힌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인민군 총참모부는 “이미 항해금지구역을 선포했고 우리 측 구역에서 진행한 훈련에 대해서는 누구도 논할 여지가 없다”는 뜻을 밝혀 해안포 발사 등 군사훈련을 지속할 뜻을 내비쳤다.

북한의 이번 군사훈련은 1953년 NLL(북방한계선) 설정 이후 NLL을 겨냥한 최초 사격이었다는 점에서 짐짓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전 이후 NLL에 단 한 번도 포를 쏘지 않았던 북한이 남북 간 관계 악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갑자기 태도를 바꿔 일촉즉발의 위기를 만든 것은 매우 유감스런 행동이다.

남쪽을 상대로 개성공단 실무회담과 군사실무회담, 개성·금강산 관광재개를 위한 실무회담을 제의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무력시위를 통해 한국과 미국에 군사적 압박을 가하면서 무엇을 얻으려는지 저의가 의심스럽다.

남북 간 긴장 조성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화와 협상을 통해 남북 간 긴장완화와 경제협력, 평화체제 확립으로 이어지는 건설적인 모습이 필요하다.

이번 도발이 북한 김정일에서 김정은 체제로의 권력 이양 단계에서 군부 장악의 필요성과 미국의 북미 양자 간 대화를 이끌기 위한 이유라면 이율배반적 처사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내부 결속을 위해 남북 평화에 위해(危害)를 가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며 미국과 평화협정을 논하겠다는 말은 결국 ‘우리민족끼리’라는 말이 헛된 구호가 되는 무책임한 행동에 불과하다.

북한 도발에 남측의 강경태도도 한몫 했다. 김태영 국방장관의 선제타격론과 정부당국의 북한 붕괴론 등에 자극받은 북한이 결국 무력시위라는 카드를 들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남북 양측 모두 자제하고 또 자제해서 통일을 향한 미래지향적인 행동을 해야 할 것이다.

올해는 한국전쟁 60년이 되는 해이다. 환갑을 맞은 동족상잔의 비극으로 우리 민족이 얼마나 많은 물적·정신적 피해로 고통을 받았는지 다시 한 번 새기고 평화 정착과 통일한국의 초석을 다지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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