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납토성에서 출토된 유물 (사진제공: 문화재청)

성의 구조, 축조시기 밝힐 수 있는 중요 단서


[천지일보=이경숙 기자]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서울특별시 송파구 풍납동 강동대로 3길 5(구 태양열주택부지)에서 ‘풍납토성 동성벽 외곽 추정 해자 부지’ 발굴조사 중 ‘해자’를 확인했다고 밝히며, 22일 현장을 공개한다.

지난 5월부터 진행된 이번 조사는 풍납토성 성벽과 해자(垓子)의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 추진해 오던 것으로, 그동안 추정으로만 알려진 해자를 처음으로 확인했다.

풍납토성 해자는 완만한 경사도를 둔 체성부(體城部)의 말단부에 마치 역사다리꼴 형태로 조성됐다. 해자 규모는 상부 폭 13.8m, 하부 폭 5.3m, 깊이 2.3m이며, 바닥은 하상 퇴적층인 자갈층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까지 동성벽 외곽에 흐르는 구하도(舊河道)는 이 해자보다 약간 서쪽으로 다가선 채 지난 세기 중반까지 흐르고 있었다. 해자와 구하도의 관계에 대해서는 앞으로의 발굴조사를 통해 밝혀질 예정이다.

성 외벽의 하부에는 동서 길이 10m 정도로 뻘층이 형성돼 있는데 이 뻘층은 생토층을 파고 인위적으로 조성됐으며, 그 가장자리에는 황갈색점토로 마감했다. 이 뻘층은 성벽 관련 시설인 이른 단계의 해자, 또는 성 외벽의 기조(基槽)로 추정할 수 있다. 뻘층 내부와 그 상면에서는 심발형토기, 직구호, 동이구연부편 등 3세기 후반에서 4세기 초의 유물이 주로 출토되고 있어 풍납토성의 구조와 축조시기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 풍납토성에서 해자 발견 (사진제공: 문화재청)

이번 풍납토성의 발굴조사에서 해자를 처음으로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으나 ▲성벽 기저부 뻘층의 성격과 조성 시기 ▲풍납토성 중축과정 ▲초축 시기에 대한 문제 등은 앞으로의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한편 풍납토성은 한강변 평지에 세워졌으며, 나무와 판자로 틀을 만든 다음 거기에 흙을 붓고 다져서 켜켜이 쌓아올리는 판축 기법 사용했다. 전체 길이 3470m, 지하 9m쯤에 위치하는 하부 폭 40m 남짓, 높이는 대략 9~15m 안팎의 사다리꼴 단면을 띠고 있다.

성벽을 포함한 성 내부 면적은 22만 6000평(747,107.438㎡)에 달하며, 이는 몽촌토성의 두 배에 가깝다. 규모면에서 삼국 이전의 평지성 가운데 최대일 뿐 아니라 동아시아에서도 가장 큰 편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용어설명
해자(垓子): 성벽 주위를 둘러싼 인공의 고랑 혹은 자연하천을 통해 적의 접근을 막는 방어시설
체성부(體城部): 성벽을 이루는 몸체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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