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화 막고 신에게 온전히 봉사하기 위한 선택

천주교와 개신교는 모두 기독교에 속하지만, 성직자의 결혼 가부는 종단에 따라 크게 다릅니다. 전혀 다른 결론이지만, 로마 가톨릭 사제와 개신교 성직자 모두 성경을 기준으로 결혼의 가부를 정한 것입니다.

사도 바울이 기록한 고린도전서 7장 1~2절에 보면, 혼인에 관해 ‘너희의 쓴 말에 대하여는 남자가 여자를 가까이 아니함이 좋으나 음행의 연고로 남자마다 자기 아내를 두고 여자마다 자기 남편을 두라’고 기록돼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이같이 남자와 여자에게 각각 자기 아내와 남편을 두라고 했습니다. 홀로 지내다가 음행에 빠질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덧붙여 말하기를 7절에서는 ‘나는 모든 사람이 나와 같기(독신)를 원하노라 그러나 각각 하나님께 받은 자기의 은사가 있으니 하나는 이러하고 하나는 저러하니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할 수만 있으면 신앙인이 독신으로 소명을 감당할 것을 권한 것입니다.

개신교는 결혼을 신이 허락한 자연의 순리라 보고, 인간의 본능을 인위적으로 제어할 때 오는 부작용을 우려해 성직자의 결혼을 권하고 있습니다.

이와 달리, 로마 가톨릭 사제들은 사도 바울이 제시한 내용 중 후자의 권면을 따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로마 가톨릭 사제는 결혼할 수 없으며 결혼한 자는 사제가 될 수 없습니다.

교회사적으로는 교회의 세속화를 막기 위한 것이었으며, 하느님에 대한 봉사를 자유롭게 하기 위한 성직자 자신의 선택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교단이 다른 가톨릭 성공회에서는 주교와 부제를 포함한 사제는 모두 결혼할 수 있습니다. 이는 성직자의 독신규정에 대한 성서적 근거가 없다고 판단해서입니다.

결혼을 못하는 가톨릭 사제들의 현실은 종종 작품의 소재가 되기도 했습니다. 사제의 현실과 갈등을 묘사한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TV 미니시리즈 ‘가시나무 새’가 있었습니다.

20여년 전 방영된 ‘가시나무 새’는 오스트레일리아 여성작가 콜린 매컬로우의 소설이 원작으로, 소명과 육욕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는 신부 랠프와 소녀의 사랑을 그려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최근에는 로마 가톨릭 내에서도 동성애 문제가 발생하는 등 여러 부작용이 나타나 사제의 결혼을 허락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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