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특별전 홍보포스터 (자료제공: 국립민속박물관)

23일부터 내년 2월 22일까지 전시
‘신화 속의 원숭이’ 학술강연 진행

[천지일보=이경숙 기자] 국립민속박물관은 2016년 병신년(丙申年) 원숭이해를 맞아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특별전을 오는 23일부터 내년 2월 22일까지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Ⅱ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장승업필 송하고승도(張承業筆松下高僧圖)’ ‘안하이갑도(眼下二甲圖)’ 등 원숭이와 관련된 자료 총 70여점이 소개된다.

또한 특별전과 아울러 올해로 17번째 이어져 오는 띠동물 학술강연회가 ‘우리 문화와 신화 속의 원숭이’란 주제로 23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국립민속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린다.

이웃한 중국, 일본과는 달리 우리나라에는 원숭이가 서식하지 않았으나 십이지동물의 하나로 우리 생활 곳곳에 길상(吉祥)의 소재로 등장하였다. 특히 이번 특별전에서는 서울대공원 동물원과의 협업을 통해 원숭이의 행동과 특성이 우리 문화에 어떻게 표현되는지 살펴보았다.

원숭이해에 태어난 사람을 원숭이의 생태적 특징에 빗대어 ‘원숭이띠는 재주가 많고 영리하다’고 한다. 회화와 문방구, 도자 등에 원숭이는 ‘모정ㆍ출세ㆍ벽사’를 상징하고, 시가(詩歌)에서는 ‘고독’, 설화와 가면극에서는 ‘꾀ㆍ흉내ㆍ재주꾼’ 등을 상징하였다. 창자가 끊어질 정도의 지극한 모정을 의미하는 ‘단장(斷腸)’ 고사가 원숭이에서 유래할 만큼 원숭이의 모성애는 강하다.

우리나라에서의 원숭이에 대한 인식과 상징, 의미를 살펴보는 이번 전시는 ▲1부 여러 이름 원숭이 ▲2부 십이지동물 원숭이 ▲3부 길상동물 원숭이로 구성된다.

1부 여러 이름 원숭이에서는 신체 특징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불린 원숭이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2부 십이지동물 원숭이에서는 십이지동물로서의 원숭이의 역할과 의미를 ‘십이지번(十二支幡)’ ‘석제음각십이지문사각연(石製陰刻十二支文四角硯)’ 등을 통해 살펴본다. 3부 길상동물 원숭이에서는 ‘출세와 장수’ ‘모성애’ ‘벽사(辟邪)’ ‘재주꾼’으로 상징되는 길상 동물인 원숭이를 ‘장승업필 송하고승도(張承業筆松下高僧圖)’ ‘안하이갑도(眼下二甲圖)’ ‘청자 원숭이 모양 인장’ 등 관련 자료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원숭이와 관련된 자료뿐만 아니라 18, 19세기의 병신년 시헌서(時憲書), ‘원숭이해 주요 사건’과 속담·인물 등도 소개돼 원숭이와 연관된 문화를 총정리해보는 자리이다.

이번 특별전에는 원숭이의 생태적 특성이 상징화된 유물 외에도 원숭이 사육사로 이루어진 사진동호회원들이 오랜 기간 밀착 촬영한 원숭이 사진과 두개골을 유물과 비교하는 등 원숭이에 대한 융ㆍ복합적 해석이 시도됐다.

한편 전통 회화 속에 표현되는 원숭이를 서울대공원 동물원 전문가들이 분석한 결과 여러 종류의 원숭이가 등장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흥미롭다.

우리 문화와 역사 속에 나타나는 원숭이와 동물로서의 원숭이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다루는 원숭이띠 학술강연회에서는 ‘영장류의 행동과 심리(어경연, 서울동물원 동물연구실장)’ ‘중국 신화와 전설 속의 원숭이(정재서,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우리 문화 속 원숭이(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 관장)’를 발표한다.

이번 학술강연회는 인문학적 의미의 원숭이와 생태학적 의미의 원숭이를 아우르는 자리가 될 것이다. 동물로서의 원숭이만을 보는 시각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우리의 문화(신화·전설·각종 미디어 등) 속에 등장하는 원숭이를 인류의 생활감정과 세계관 그리고 의식을 반영하고 있는 문화의 ‘상징’으로 보고, 원숭이를 매개로 우리 문화의 다양성과 변화를 탐색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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