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인천순복음교회에서 열린 임직감사예배에서 안수집사로 임명받은 이들에게 안수위원 목사들이 안수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지난 15일 인천순복음교회에서 임직감사예배가 열렸다. 인천순복음교회는 1983년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지교회로 최성규 목사가 개척한 후 1990년 분리 독립한 이래 현재 재적 교인이 5만명에 이르는 인천 최대 대형교회 중 하나가 됐다.

인천 곳곳에 지교회를 두고 있을 정도로 빠른 시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데에는 최성규 목사의 20년간의 열정적인 효운동이 바탕이 됐다고 다들 입을 모은다.

임직감사예배는 평일이라 그런지 의외로 많지 않은 인원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원로장로 1명, 은퇴장로 1명, 안수집사 15명, 명예권사 6명, 권사 56명, 서리집사 남녀 80명 등 총 159명이 새로운 직분 혹은 직책을 임명받았다.

무난하게 진행되던 중 본 기자의 시선을 끈 건 새로 임명된 안수집사와 권사들이 최성규 목사에게 헌금봉투를 건네는 순간이었다. 안수집사들이 모은 헌금액은 무려 3000만원이었고, 권사들의 헌금액은 6200만원이었다. 최 목사가 건네받은 후 금액을 발표한 것이다. 개인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비교적 입이 쩍 벌어질 만한 금액이었다.

물론 새롭게 임명되는 이들이 감사한 마음에 헌금은 드릴 수 있다고는 생각된다. 그런데 최 목사가 그 금액을 굳이 공식적으로 모든 신도들이 들으라고 발표할 필요가 있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안수집사가 15명이니 개인 1인당 평균 200만원은 헌금한 셈이고, 권사는 1인당 약 110만원을 헌금한 셈이다.

유추해 볼 수 있는 것은 그간 이런 식으로 임직예배마다 금액이 공개됐으면 사전에 신임자들끼리 헌금액을 모을 때 분명 관행에 따라 얼마씩을 내자고 했다던가, 아니면 자유롭게 내자고 해도 기본적으로 개인이 어느 정도를 헌금해야 하는지 기준 정도는 알고 있는 상황에서 헌금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금액일 수도 있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사람에겐 굉장히 부담스런 금액일 수도 있다. 과연 형편 되는대로 조금이라도 헌금하라고 했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새로 임명받기도 전에 돈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소외받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겠다는 예상은 든다.

그간 교회에서 돈 없는 사람들은 직책을 못 단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이를 눈으로 직접 확인한 셈이 됐다. 물론 헌금을 모으는 그 과정까진 못 봤지만, 모아진 헌금 액수만 봐도 대략 이같이 유추해도 무리는 아닐 거라 봐진다.

이같이 이날 인천순복음교회 임직예배서 신임 안수집수와 권사들이 모은 헌금액이 정성껏 하나님께 드리는 예물이라고 최성규 목사가 단상에서 발표하는 순간이 그저 불편한 진실로 느껴지는 건 나 혼자 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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