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연 화가, 건국대 겸임교수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최후의 만찬>의 작가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 1452~1519)는 천재적 예술가, 미술가, 조각가, 과학자, 기술자, 건축가, 사상가로 활동하였다. 그는 전 생애의 절반인 30여 년을 천문학에서부터 인체 해부학, 동물학, 식물학, 지질학, 고생물학, 수학, 음악, 철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더 많이 연구하였다. 당시에는 과학자라는 말 자체를 알지도 못했으며, 사용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는 한 마디로 융합인이었다.

르네상스 화가들의 사실주의 기법을 완성한 그가 1502년부터 1506년까지 포플러에 유화로 그린 초상화(53x77cm, 약 20호 크기)인 모나리자(Mona Lisa) 또는 라 조콘다(La Gioconda, La Joconde)로 불리우는 작품은 현재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이태리어로 모나(mona)란 유부녀라는 말이고, 리자(Lisa)는 모델이 된 여자의 이름이다. 한편, 라 조콘다는 우리말로 풀어보면 조콘도 여사라는 의미이다. 선과 경계를 사용하지 않고 안개가 덮인 듯한 효과를 주는 연기(to smoke)라는 뜻의 스푸마토(Sfumato) 기법은 the Renaissance Cangiante, Chiaroscuro, Unione, Sfumato 등 르네상스의 4가지 표준 회화 형식의 하나이다.

사진에서 ‘낮은 대비(low-contrast)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면 되는데 다빈치가 이것을 가장 잘 사용하였다고 한다. 이 작품은 당시 가장 기본적인 초상화 구도였던 피라미드의 형태를 띠며 또한 오늘날 화가들이 흔히 사용하는 방법인 인물을 배경보다 높이 배치하는 창의적인 방식을 사용하였다. 코와 눈썹의 길이와, 턱과 코의 길이의 비율, 인중과 입술의 길이와 입술과 턱의 길이의 비율, 얼굴의 가로와 세로의 비율 등 이 그림에는 1:1.618의 황금비율이 상당히 많이 적용되어 균형적인 느낌을 준다.

그런데, 그 모나리자가 여장(女裝)을 한 자화상이라는 주장을 확인하기 위하여 프랑스의 앙부와즈 성의 생 위베르 예배당에 잠들어 있는 그의 관이 올해 열린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다빈치의 두개골을 발굴한 뒤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그의 얼굴 모습을 복원할 계획이며 이를 모나리자와 대조해 모델에 관한 주장의 진위를 밝힌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빈치의 유골에서 추출한 DNA와 현재 이탈리아 볼로냐에 살고 있는 그의 후손의 DNA를 대조해 검증하는 작업부터 벌일 계획이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모나리자 모델의 정체(?)는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모나리자 얼굴은 다빈치 자신의 얼굴, 게라르디니, 카테리나, 이사벨라데스테, 단지 상상의 인물의 얼굴이라는 주장 등 세인의 의견이 분분하다. 아무튼 위대한 자연철학자이자 과학자였던 그가 과학의 힘에 의하여 다시 세간에 회자됨은 그의 위대함을 증명하는 것일 것이다. 앞으로도 그에 대한 호기심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러한 조사 방법과 관련하여 최근 중국 허난(河南)성에서 발견된 위(魏) 무왕(武王) 조조(曺操, 155~220)의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의 진위도 유전자(DNA) 검사를 통해 가려질 전망이라고 한다. 그의 후손인 조 씨와 조조 부친의 원래 성인 하후(夏候) 씨의 후손 남성들의 Y염색체 검사를 통해 무덤 속에서 발견된 유골이 조조인지의 진위를 판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는데 검사로 무덤 속 유골의 주인공이 조조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조 씨나 하후 씨의 진위 여부는 판별이 가능할 것이라 한다.

이런 얘기를 들으니 가히 과학의 발달이 진실 규명에 획기적인 계기임은 분명하다. 작금에 우리나라 미술계를 온통 시끄럽게 하였던 박수근 위작 사건에서도 과학이 일부 동원되었는데 다빈치나 조조(曺操) 건처럼 가족 및 소장자들의 DNA 검사를 하였는지 궁금해진다. 캔버스에 묻은 지문, 땀 등으로 진품 여부를 가릴 수도 있지 않을까?

한편,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음악, 연극, 무용, 영화, 대중예술, 문학, 미술, 사진, 건축, 국악, 등 10개 분야별로 모두 2000명의 문화예술인을 대상으로 소득의 크기를 조사한 바에 의하면 자신의 창작 활동만으로 수입이 하나도 없는 사람을 포함하여 월평균 수입이 백만 원 이하라는 응답자가 62.8%나 나왔다고 한다. 아마 대부분 창작으로 먹고 살기 힘들어 창작이 아닌 다른 경로로 돈을 벌고 있겠지만 자신의 창작 활동이 가치를 얻으려면 어떻게 하여야 하는 것일까 고민해야 한다.

짐바브웨 출신의 어린이그림 작가인 코키 폴(KORKY PAUL, 본명은 Hamish Vigne Christie Paul, 1951~)은 “작가뿐 아니라 아이들도 자신만의 개성있는 그림을 창조해야 하고,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런데 현재 미술 교육에서 앤디 워홀 등 유명한 아티스트를 따라 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으니 답답하다”고 하였다. 개성을 강조하고 자기만족을 강조하는 것은 분명 중요한 얘기이다. 그러나, 어른 작가들은 이 말을 새겨들어야 한다.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그림은 남도 만족할 수 있는 그림이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작업을 계속 즐기고 싶다면 가난한 62.8%에 들지 않아야 되지 않을까? 그러면, 방법은 무엇일까? 단지 몇 푼 더 버는 예술인이 되지 말고 융합인으로서의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위대함을 벤치마킹하고 그의 성공을 따라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세종시 문제로 대한민국이 시끄러운 가운데 “신뢰는 전염되고 퍼지는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듯이 “성공도 전염되고 퍼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노력 없는 곳에 신뢰도 없고 성공도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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