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 시험 문제 유출 사건이 연이어 적발됐다. 태국에서 SAT시험지를 빼돌려 시차를 이용해 미국내 한국 유학생에게 유포한 지 일주일도 안 돼 국내에서 적발된 것은 실로 충격 그 자체다.

이번에 국내 SAT 시험장에서 이뤄진 부정행위는 대학생들이 각각 시험지 12장을 칼로 오려내거나 공학용 전자계산기에 문제를 입력하는 기상천외한 방법이 동원됐다.

용의자인 강남의 학원 강사는 “이미 학원가에 퍼져 있는 방법 중 하나일 뿐”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

국제적 망신을 사게 해놓고서도 뉘우치는 기색 하나 없이 다른 이들도 다 하는 것인데 재수 없게 자신이 걸린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한심할 따름이다.

SAT 시험지 유출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06년과 2007년 국내에서 치러진 시험에서 문제지 유출 의혹으로 인해 응시자 전원의 성적이 무효 처리되기도 했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다 보니 미국 대학이나 대학원 입시에서 한국 학생들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부정의혹으로 인해 일부 미국 대학에서는 한국 학생들의 실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한다.
결국 일부 학부모들의 비뚤어진 교육열과 이에 편승한 몰지각한 학원 강사들의 시험지 유출 행위로 선의의 학생들이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SAT 시험을 주관하는 미국 교육평가원(ETS)이 강남 학원가 중 블랙리스트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는 부끄러운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오죽하면 ETS 직원들이 한국 학생들이 모인 곳을 쫓아다니면서 부정행위에 대한 감시를 한다 하겠는가.
정말이지 미국 대학 입학하려 하다가 국제적 망신살만 사고 있는 셈이다. 시험 부정행위에 대한 죄의식도 없고 방법이야 어떻든 간에 미국 유명 대학만 입학하면 그만이라는 의식을 바꿔야 한다.

이와 함께 국내 대학의 수준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정책이 필요하다. 국내 일류 대학이라 할지라도 세계에 나가면 100위권 대학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암기식·주입식 교육만으로는 인재를 키울 수도 없고 국내 대학의 수준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도 없다.

한국 교육이 공부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창의력과 인성을 키워줄 수 있는 전인적 교육을 교육목표로 삼고 한 발 한 발 내디딜 때 교육대국·인재한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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