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평론] 한국 양당정치가 신뢰 정치를 훼손하고 있다
[아침평론] 한국 양당정치가 신뢰 정치를 훼손하고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라곤 논설위원 시인

 
우리 사회에는 많은 갈등들이 존재하고 있다. 정치인들의 조직적인 부추김 영향을 받아 오랫동안 존속돼왔던 영·호남 지역 간 갈등은 다소 수그러들었지만 그래도 잊었나 하면 선거 때마다 찾아들고 있다. 또 복지사회를 추구하는 요즘에 들어서는 심화돼가는 부(富)의 불균형이나 미래의 삶에 대한 보장대책을 두고 노인부양 등 문제가 새롭게 불거져 세대갈등마저 일어나고 있으니 갈등 해소를 위해 국가·사회와 국민이 노력중이지만 쉽사리 해소되지 않고 있다.

그 많은 사회갈등 가운데 정치가 그 원인으로 작용하는 바가 크다. 정당이론적 차원에서는 정당국가에서 정당의 본질이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도움을 줘 민주정치의 건전한 발전을 가져오게 하는 것’이지만 유달리 한국사회에서는 정당이 국민으로부터 소외당하고 정치인들에 대한 국민 불신은 크다. 이것은 지금까지 한국정치가 정당을 통해 발전돼오는 과정에서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이 많았고, 정당민주화가 진척되지 않은 원인도 있다. 한편으로는 정당이 지향하는 바 국민 중심의 목적대로 올곧게 발전되지 못한 그 근저에는 우리 사회의 정당, 정치에 대한 무관심도 일조를 해왔던 것이다.

그것은 안정적인 정치발전 구조를 위한 서구식 양당정치가 아니라 정치의 폐단이기도 한 과실(果實) 나눠 갖기 짝짜꿍이나 계보정치에 주력해 한국식 양당정치가 발전되어온 바,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두 개 정당이 한국정치를 대표하는 양 현실이 돼버린 것도 안타까운 일인데, 양당정치의 모범국인 미국은 그렇지가 않다. 미국 정당 가운데 민주당은 1792년 창당됐고, 공화당도 그전부터 활동해왔으나 1854년에 성립된 이후 220년이 넘는 오랜 세월동안 민주주의의 발전과 좋은 정책 개발에 힘써왔으니 미국 국민의 사랑을 받아온 것이고, 그런 토양 위에 미국 정당은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훌륭한 버팀목이 됐던 것이다.

이와 같이 미국정치에서 양당정치가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소수정당이 자리를 잡지 못한 것은 전통적으로 의회민주주의의 출발지라 할 수 있는 영국의 영향을 받은 바 크기 때문이다. 미국의 정치인들이나 유권자들은 영국에서 유래된 양당체제를 의회민주주의의 최대 장점으로 자각하는 정치적 성장을 보였고, 정당이 표방하고 있는 정책을 보고 각자 정치적 견해나 취향에 따라 자연스럽게 민주당 또는 공화당의 당원으로서 적극적인 활동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정치환경은 사뭇 다르다. 한국 정당의 역사도 일천한데다가 정책적 차별이라기보다는 정치인들의 꿍꿍이가 더 강한 정치 지형 속에 국민은 피동적으로 헤아릴 뿐이다. 정당의 당명 존속 기간을 보더라도 정당정치의 기반을 알 수가 있다. 미국의 양대 정당, 민주당과 공화당은 220년이 흘러도 그 이름이 변함없이 존속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새누리당은 3년 9개월, 새정치민주연합은 1년 9개월인데, 제1야당은 현재 당명 변경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다. 당명 변경이 잦다는 것은 그만큼 정당의 지형이 약하거나 불안했다는 점을 의미하고 있다.

현재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정당은 모두 19개이다. 이 가운데 원내정당은 새누리당, 새정치연합, 정의당 등 3개에 불과하고, 나머지 16개는 원외 소수정당이다. 현실정치가 원내정당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고 그중에서도 원내교섭단체는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양대 정당뿐이니 중간층을 겨냥하거나 제3지대의 완충지대가 없는 바, 이로 인해 익히 우리가 보아왔던 것처럼 양당정치의 폐해는 심각한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새누리당이나 새정치연합이 유권자의 표를 의식하는 정책적 대결보다는 이념으로 갈라서고 쓸데없는 이념논쟁에 휩쓸려 서로 상대방 헐뜯기에 안달하니 양당정치의 어두운 그늘만이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양당정치는 분명 그 특유한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쟁의 도구로 정치적 불안을 가중시키면서 더 많은 사회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지만 우리 사회에서 끊임없이 생겨나는 온갖 갈등들은 정당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슈가 되고, 사회전반에 환류되면서 공청(公廳)이나 국민여론에 의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리돼 제도화, 정책화돼야 하건만 우리 현실에서는 그렇지가 않고 어떤 문제이든지 정치화, 이슈화가 되면 더 복잡해지는 난제를 만들어냈다.

이러한 비정상을 언제까지 두고 볼 수만은 없는데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국민들이, 유권자들이 정치에, 정당제도에 더 적극적으로 다가서는 길이다. 보수계층과 진보계층이 맞붙어 싸우는 양대정당에서 벗어나 중간층을 폭넓게 아우르는 제3부문이 필요하다. 그래야 정당이 본연의 활동 목적인 국민의 건전한 정치적 의사를 형성하면서 국민의중을 정치현장에 담아낼 수 있을 것이다. 양당정치로 인해 신뢰 정치가 심히 훼손되고 갈등이 높아가는 현실에서 사회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 마음을 담는 제3신당의 출현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