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승연 기자] 국제유가가 14년 만에 처음으로 2년 연속 떨어져 사상 최저치인 배럴당 30달러대를 기록했다. 향후 원유 가격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산유국의 국가 부도 위기론까지 나오고 있다.
3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 8월 24일에 올 들어 최저점인 배럴당 38달러를 찍고 나서 40달러대에서 왔다갔다하고 있다. 국제 유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8년 12월 배럴당 32.40달러까지 떨어졌었다. 현재 유가는 2008년 7월, 145달러에 달했던 것에 비해 70% 가량 하락했다.
국제 유가는 WTI 기준으로 지난해에 45.9% 하락한 데 이어 올해도 20% 넘게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미국 셰일가스 붐으로 촉발된 글로벌 원유생산 경쟁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이번 유가 하락은 세계 경제 침체기인 2000~2001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2년 연속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산유국의 부도위험도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8월 유가가 저점을 찍은 뒤 최근 3개월간 61.4bp(1bp=0.01%) 상승해 지난 2일 오후 9시 156.38bp까지 상승했다.
CDS프리미엄은 채권을 발행한 국가가 부도가 날 경우를 대비해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한 금융파생상품이다. CDS프리미엄 수치가 높으면 부도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바레인 또한 CDS프리미엄이 40.9bp 올라 349.60bp로 상승했고, 카타르는 20.71bp 상승한 85.83bp, 아부다비는 19.7bp 상승한 84.71bp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베네수엘라는 CDS프리미엄이 4099.82bp로 지난 9월 말에 기록한 역대 최고치 6458.8bp에 비해서는 하락했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부도위험성을 보이고 있다.
한편 오는 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OPEC 정례회의를 앞두고 유가가 추가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OPEC 국가들이 감산 합의에 실패하고 생산과 가격경쟁을 지속할 경우 유가는 또 다시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28일 OPEC 정례회의에서 회원국들이 감산합의에 실패하자 WTI는 그달 26일 배럴당 74.67달러에서 28일 68.38달러로 8.6% 하락한 바 있다.
또한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등은 미국 셰일가스 업체들을 견제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