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시위는 소통이다. 복면을 쓰고 얼굴을 가리느냐 마느냐가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소통을 해 가지고 나온 문제를 호소하고 풀어 보려는 것인데 관심은 엉뚱한 곳으로 집중돼 그것을 위한 여야의 대결 구도가 됐다.
1차로 시위를 주최한 세력이 그대로 2차 시위를 예고하고 있으니 그들의 전적을 봐서는 2차 시위는 허가할 수 없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행한다면 1차보다 더 강력한 마찰이 있을 것이고 사상자는 더 커질 것이다. 그러나 1차의 집회에서 집회목적을 호소하지 못한 민주노총은 재차 집회를 통해 자신들의 의사를 전달할 것이고 평화적으로 진행하겠다는 다짐으로 집회를 강행하려고 하고 있다. 1차 시위에서도 폭력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자신의 주장을 알리고자 많은 사람들이 참가했고 예정된 진행으로 차분히 진행했다면 별다른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이제는 그들의 진정성이 의구심을 갖게 하는데 다시금 시위를 하겠다니 누구도 그들의 말을 믿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일개 시위대의 얼굴을 가리느냐 마느냐가 대통령은 물론 여야의 국회의원들의 의정을 방해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법이 있다. 그들이 법을 준수한다면 문제가 없는 것이다. 되도 않는 행태에 국회까지 요동칠 필요가 없다.

미국에서 집회는 폴리스 라인을 만들고 그 라인을 벗어나면 가차 없이 진압이 이루어진다. 독일이나 영국 등은 불법시위자에게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하고 폭력시위용품이나 마스크 등의 착용시 및 도로점거 등으로 통행 방해와 무력시위의 경우 징역형에 처해진다. 라인 하나로 정도를 지켜 원하는 시위의 목적을 이루고 있는데 우리의 경우 차벽을 세웠음에도 이를 넘어서려 하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보다 정확하게 시위법을 고지하고 공권력의 강력한 행사로 쉽게 질서에 대한 도전을 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그들도 경찰과 대치하려고 시위를 벌이는 것이 아니고 경찰 역시 그들과 대치하려는 것이 아니라 질서유지를 위한 통제 차원에서 배치되는 것이다.

평화적인 시위에는 굳이 복면이 필요하지 않다. 의도적으로 얼굴을 가리거나 최루탄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구실이 필요 없다. 과격한 시위에는 과잉진압이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질서를 지키며 평화적으로 시위하는데 필요한 것은 도덕과 질서를 배제하지 않은 준법의식이 필요할 뿐이다. 정도를 넘어서니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시위는 자신의 입장을 알리고 공감을 얻기 위한 호소이다. 안 풀리고 힘든 것을 알리는 자리이지 다른 시민들의 일상과 통행을 불안하게 하며 자신들의 입장만 외치면 되는 것이 아니다. 대화하는 법도 소통하는 법도 질서 안에서 논리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문제는 여기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문제를 집어내지 못하고 복면에 집중해 인권을 더하고 테러를 논한다면 문제 해결의 의지가 아닌 국민의 관심을 타고 싶은 밥그릇 지키기에 몰두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자신뿐 아니라 주위를 볼 수 있는 시각을 가진다면 일방통행은 없을 것이다. 평화적 해결을 위해 필요한 것은 시위자들뿐 아니라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시민의 의식수준이 높아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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