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한국수입차협회는 20주년을 맞이해 간담회를 갖고 국내 점유율 15%대를 이뤘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최근 지속적인 화재 발생과 배출가스 사태와 관련한 소비자와 대한민국 국민을 향한 사과는 없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KAIDA설립 20주년 간담회… 점유율 15%대로 성장했지만
BMW 연속 화재 발생·폭스바겐 사태 등 국내 대응 미흡… 실적 향상에만 급급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올해 수입차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약 20% 성장한 총 23만 5000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시장 점유율도 15%대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입차 점유율은 날로 상승하고 있지만 품질 불량과 소비자의 불만은 끊이질 않고 있어 지속 성장에 대한 노력은 아직 부족해 보인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이날, 최근 수입차들의 잇따른 화재와 배출가스 조작 사태와 관련해 소비자와 대한민국 국민을 향한 사과는 없었다.

▲ (왼쪽부터) 윤대성 KAIDA 전무, 정재희 KAIDA 회장(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사장),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수입차협회 부회장(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사장)이 기자단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서울 중구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에서 설립 20주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성장 현황과 내년도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서 정재희 한국수입차협회 회장(포드코리아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1995년에 설립된 한국수입차협회는 지난 20년 동안 회원사들과 함께 국내 자동차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해 왔다”며 “국내 자동차 시장의 발전과 선진화에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윤대성 전무는 이날 수입차 국내 현황 브리핑을 통해 “지금껏 수입차 증가 현황을 볼 때, 국산차의 수출과 생산 증가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협회가 이날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국산차 판매 대수는 2004년 현대·기아자동차의 해외 생산 공장 설립에 맞춰 급격히 상승하는 그래프 곡선을 그렸다. 반면 수입차 대수는 서서히 증가하고 있는 완만한 곡선을 그렸다. 자료만 봤을 때는 두 그래프 사이의 연관성이 적어 다소 근거가 부족해 보인다는 지적이 참석한 이들 사이에서 나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수입차 판매가 국산차 판매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한 것은 수입차 구매 당위성을 높이고자 억지로 맞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 25일 수입차협회(KAIDA)가 20주년 간담회에서 공개한 발표 자료. 수입차가 국산차 판매에 영향을 끼쳤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했다. 그래프 곡선을 봐도 설득력이 부족해보인다. (사진제공: 수입차협회)

◆품질저하·소비자불만 무시 난무

또 이날 간담회 자리를 통해서 수입차 업체들은 최근 ‘품질 저하’ 문제와 ‘늦장 대응’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었다. 하지만 폭스바겐 사태 등 최근 이슈로 인해 “특정 업체나 국가를 배제하지 말아달라”는 말을 하며 실적 챙기기에만 급급한 모습이었다.

지난 9~10월, BMW의 경우 최근 3차례나 차량의 엔진룸, 트렁크 등에서 화재가 발생했었다. 또한 벤츠의 경우 2억원대의 S클래스를 운행 중 3차례나 시동이 꺼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그러나 사과와 보상이 즉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언론에서 지적한 후에야 보상을 하겠다고 나서는 상황이다.

▲ 지난 9~10월 BMW 520d 차량의 엔진룸에서 잇단 화재가 발생했다. BMW코리아 측은 해당 소비자에 사과와 보상은 커녕 언론에 제보를 했다는 이유로 보상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폭스바겐그룹의 배출가스 조작 사태와 관련해, 미국 소비자에 대해서는 1000달러 상당의 ‘굿윌 패키지’를 지급하고 소비자의 마음 사기에 애쓰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국내 소비자에 대해서는 무대응인 점도 지적됐다.

며칠 전 국내 소송 대리인 법무법인 바른은 폭스바겐그룹과 미국 폭스바겐 측 변호사에게 “국내 소비자들이 미국 생산된 차량을 타고 있으니, 미국 소비자와 동일하게 ‘굿윌 패키지’를 지급해 달라. 또한 지급할 수 없다면 왜 한국 소비자를 차별하는지 답변을 요구한다”고 문의를 했지만 폭스바겐그룹 측은 답변을 거부했다.

▲ 25일 한국수입차협회는 20주년을 맞이해 간담회를 가졌다. 수입차 현황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는 윤대성 전무. ⓒ천지일보(뉴스천지)

이날 수입차협회는 최근 일어난 수입차들의 화재 발생, 배출가스 조작 사태와 관련해 소비자와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사과는 없었고, 수입차 구매가 줄어들까 염려하는 모습만을 보였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수입차협회 부회장(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사장)은 “최근 폭스바겐 사태와 관련해 폭스바겐을 비롯한 모든 수입차 회사 CEO들이 배기가스 조작사태가 전체 자동차 시장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번 문제로 특정기술이나 국가, 업체를 배제하는 것은 지양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자동차 업계의 발전을 위해 실험실 조건과 실제 도로 주행 조건을 일치시키는 미래의 표준이나 테스트 규제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수입차협회 측은 “내년엔 성장도 중요하지만 질적 성장과 내실 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판매 목표를 다소 보수적인 수준인 25만 5000대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입차협회는 국내 수입차가 1995년 6921대에서 지난해 19만 6543대로 성장해 점유율 1%미만에서 지난해 15.8%까지 성장했다고 밝혔다.

한국수입차협회(KAIDA)는 BMW그룹코리아, 아우디코리아, FCA코리아(크라이슬러·지프·피아트),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포드·링컨), GM코리아(캐딜락), 한불모터스(푸조·시트로엥), 혼다코리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포르쉐코리아, 닛산코리아, 인피니티코리아, 토요타모터코리아, 폭스바겐코리아, 볼보카코리아 등 14개 회사, 25개 브랜드가 가입돼 있다. 올해 10월 기준, 이들 수입차회사들은 505종의 차량을 국내에 내놨다.

▲ 25일 수입차협회(KAIDA)가 20주년 간담회에서 공개한 발표 자료. 수입차 시장현황. 수입차 국내 판매는 증가하고 있지만 품질과 서비스는 부족해 보인다. BMW의 잇따른 화재 발생, 벤츠의 품질 이상 차량 소비자 불만에 무관심,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과 국내 대응 미흡 등이 있었고, 이에 대해 소비자와 대한민국 국민을 향한 사과는 없었다. (사진제공: 수입차협회)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