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1년 5월 6일 미국 해군 항공기가 어뢰 공격으로 화천댐 수문을 폭파하고 있는 순간을 종군기자가 담은 원본사진이다. 사진 뒷면에는 “1951일 5월 6일, 댐이 쾅하다. 한국의 화천 저수지 댐 중앙 주요 수문에 해군의 항공 어뢰가 직접적인 포격을 가해 콘크리트와 먼지가 공기 중에 피어오르고 있다. 미국 해군 항공모함 프린스턴호 조종사가 200피트 높이 수문 뒤를 지지하는 호수에 ‘어뢰’를 방출해 저공으로 중앙 앞쪽 댐을 공격했다(직역).”고 기록됐다. (사진제공: 정성길 명예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일제침략의 아픔과 전쟁의 상흔 간직한 곳
6.25 전쟁당시 남북 서로 차지하고자 전투 치열
北·中 수공작전 막고자 어뢰로 수문 폭파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6.25전쟁이 한창인 1951년 5월 6일, 치밀하게 진행된 화천댐 폭파작전의 원본사진을 천지일보가 처음 입수했다.

이 사진은 정성길 계명대 동산의료원 명예박물관장이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국 종군기자의 후손으로부터 얻은 원본사진이며, 현재 천지일보가 전국 순회전시로 진행하고 있는 ‘미국 기자가 본 한국전쟁 6.25’ 전시를 통해 공개되는 사진들을 찍은 기자들 중 동일인이 직접 남긴 사진이다.

화천댐 중앙 수문 2군데에서 폭발이 일어나며 콘크리트 파편이 튀는 순간을 포착한 모습이다.

화천댐은 강원 화천군 북한강에 위치한 콘크리트 중력댐으로, 동아시아 침략 전쟁 준비가 한창이던 일제가 경인공업지구의 군수공장 전력 공급을 목적으로 1939년 착공해 1944년 수력 발전 전용으로 완공했다. 댐을 건설할 때 우리 노동자 3000명이 강제 징용돼 공사 기간 100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일제치하의 아픔과 나라 잃은 설움을 간직한 댐이기도 하다.

그리고 1945년 남북이 갈라지고 6.25 전쟁 발발 전까지는 38선 이북에 있어 북한의 소유였다. 때문에 북한은 서울까지 공급되던 화천댐의 전력을 끊어 서울에 혼란을 주기도 했다.

이에 전쟁이 발발하자 중요한 요충지인 이곳을 탈환하기 위해 남북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기록에는 무려 3번의 빼앗김과 탈환을 반복했다고 했으니, 전투가 어느 정도로 치열했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화천댐을 중심으로 벌인 이 전투에서 북한군과 중공군이 3만명에서 많게는 6만명까지 전사함에 따라 화천댐 인근 호수 이름을 오랑캐를 깨뜨렸다는 의미로 파로호(破虜湖)로 불리고 있다.

이같이 큰 승리를 거뒀던 요인 중에 하나가 바로 화천댐 폭파 작전이었다. 화천댐의 주변 지형이 험해 난공불락의 요새인데다 적군의 수공(水攻) 작전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미군이 치밀한 작전을 펼친 것이 바로 이 작전이다.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까지 전기를 공급하는 중요한 장소였기 때문에 완전 폭파가 아닌 수문만 폭파해 물을 빼내기 위해 해군의 항공어뢰가 동원됐다.

동해상에 있던 함정에서 항공기에 어뢰를 탑재해 싣고 와 총 8발의 어뢰를 발사해 6발을 성공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세계 전쟁사에서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육지에서 항공어뢰를 사용해 파괴했다는 점에서 세계기네스북에 등재돼 있다. 한국 전쟁에서도 유일하게 어뢰가 사용된 작전이었다.

사진 뒷면에는 미국 해군 항공모함 프린스턴호 조종사가 저공으로 비행해 어뢰를 댐 위로 있는 호수에 발사해 수문 뒤를 강타한 것으로 기록된 점이 눈길을 끈다. 그간 알려진 바로는 항공기가 공중에서 어뢰를 떨어뜨려 그대로 폭파시킨 것으로만 전해졌는데, 물속으로 어뢰를 떨어뜨려 수문을 폭파했었다는 사실은 대부분에게 생소한 사실이기 때문.

그리고 암호명(K-841)으로 보이는 문자까지 담고 있어 당시 작전이 비밀스럽게 긴박하게 진행됐음을 엿볼 수 있다. 실제 화천댐 폭파작전에 대해서는 화천군민들 조차도 잘 모르고 있을 정도다. 화천군청 몇몇 관계자에게 물어봤으나 “전쟁에서 우리가 화천댐을 지켜낸 사실 정도만 알고 있다”고 답했다.

 

 

▲ 화천댐 폭파 순간을 찍은 사진 뒷면에 미국 종군기자가 남긴 기록이다. (사진제공: 정성길 명예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이렇게 수문만 파괴함으로써 작전을 성공시켜 지켜낸 화천댐은 전쟁 이후 1957년에 3호기와 1968년 4호기를 각각 준공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미국 종군기자가 항공에서 폭발 직전의 모습을 담았고, 당시의 순간을 생생하게 남긴 글 덕분에도 작전실행의 정확한 날짜와 당시 정황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로 남았다. 기록사진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사진이겠다.

한편 천지일보는 대전시청 2층(민원실 앞 로비)에서 지난 23일부터 오는 12월 4일까지 미국종군기자가 남긴 6.25사진전을 개최한다.

 

 

 

 

▲ 6.25 전쟁에 참전한 미국 종군기자들의 모습. 사진을 촬영하는 기자까지 총 8명이 참전했으며, 이 중에 있는 기자가 화천댐 폭파 순간을 카메라에 담았다. (사진제공: 정성길 명예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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