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맺기운동본부

착한사람들과 ‘인연맺기’. 생각만 해도 기분 좋은 일이다. 하지만 3가지 정도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첫째, 회비를 낸다. 액수는 천차만별이지만 보통 대학생들은 월 5천 원에서 만 원 정도.

둘째, 황금시간 토요일 오후를 다른 일에 양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최소 10회 정도는 ‘인연맺기학교’로 출근해 성실하게 인연을 맺어야 하니까.

셋째, 인연을 맺을 사람들과 나눌 따뜻한 마음. 이 세 가지 조건을 갖추고 인연맺기학교에 입문하면 졸업할 때 즈음 ‘본전 뽑았다’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된다. 들인 돈과 시간에 비해 평생 잊을 수 없는 보람과 가치를 배워가기 때문이다.

▲ 솜사탕학교 3기. (사진제공:인연맺기운동본부)

인연맺기운동본부(이하 인연)는 중증장애인이나 독거노인의 목욕을 돕고, 교육에서 소외된 아이들에게 학습지도 등을 하는 자원활동단체다.

인연 회원들은 이런 활동을 ‘봉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나 어려운 처지에 빠질 수 있고, 누구나 장애를 겪게 될 수 있기 때문에 같은 하늘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사회구성원으로서 응당 해야 할 일, 의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1회에 그치는 활동이 아닌 관계를 맺어 지속적으로 활동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인연이 하는 일 중엔 ‘혈액나눔운동’도 있다. 인연의 혈액나눔운동은 전혈 헌혈과는 다른 성분 헌혈이다. 즉, 혈소판 또는 백혈구 헌혈활동을 해왔다.

특히 백혈구 헌혈은 헌혈자가 최소 3일은 병원에 가야하는 등 번거로움이 있지만 백혈구가 급하게 필요한 환자들에게는 한 줄기 희망과도 같기에 ‘백혈병환우회’와 인연을 맺으며 활동을 펼쳐 왔다. 지금은 사람 부족으로 머뭇하고 있다. 인연은 ‘혈액나눔운동’을 정상화 시키는 게 올해 과제 중 하나다.

▲ 인연맺기운동본부 김태호 대표. ⓒ천지일보(뉴스천지)
인연맺기운동본부 김태호 대표는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장애를 얻은 사람들이 사회구성원으로서 정상적인 생활이 유지될 수 있도록 돌보아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국가가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 눈에 들어왔다”고 전했다.

이어 “‘당장 힘들어하는 그들에게 어떻게 해야 하느냐’하는 고민 속에서 이 일을 내 일이라 생각하고 덥석 물어 버렸다”며 “중요한 가치 중 하나는 우리가 희생해서 당신의 어려움을 덜겠다는 식으로 다가가지 않는다는 것. 당신 혹은 당신의 아이들이 어려우니 ‘어깨를 맞대면서 같이 해결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대학생들이 자기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접해 보며 시야가 넓어지고 뭔가 얻어 가는 것 같아 고맙고 뿌듯하다”며 “대학생 뿐 아니라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가족단위 자원활동’을 생각 중인데 내 가정부터 해봐야 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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