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보훈지청 조성목 보훈과장
어느덧 광복 70년의 해가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리고 그 마지막으로 가는 길목에 우리가 반드시 기억하고 넘어가야 할 날이 있다.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 30분경. 북한이 대한민국의 연평도를 향해 170여발을 무차별 포격한 사건이 있었다. 이에 해병대 연평부대는 80여발의 대응사격을 실시하였고, 이 과정에서 대한민국의 해병대원 2명이 전사하고 16명이 중경상을 입었으며, 민간인도 2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한국 전쟁 이후 남북 간의 교전 중 민간인이 사망한 최초의 사건으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국제 사회에도 큰 충격을 주었다. 게다가 천안함 피격이 발생한 지 8개월밖에 지나지 않아 벌어진 사건이라 더욱 우리를 공포에 떨게 했다.

여기저기서 울리는 포격 소리, 휘몰아치는 검은 연기들... 그 당시 뉴스를 보며 정말 전쟁이 일어날까 봐 심장이 두근거렸던 생각이 떠오른다. 하물며 실제 그 현장에 있었던 연평도 주민들과 우리 해군부대의 젊은 군인들은 얼마나 놀라고 무서웠을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이제 곧 연평도 포격 도발이 있은 지 5년째 되는 날이 다가온다. 이렇게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진 것이 불과 5년 전이지만, 어느새 그 날의 충격과 교훈은 사라지고 11월이 되면 거리마다 화려하게 포장된 빼빼로에 우리의 시선과 마음을 빼앗기는 현실이 씁쓸할 따름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현재 우리가 누리는 풍요로움은 모두 평화를 기반으로 한다는 것이고, 현재의 평화는 연평도 희생자와 같이 조국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분들을 잊지 않고 항상 가슴 속에 기억하는 것이다.

국가보훈처에서는 해병대 장병들의 희생정신을 기리고, 정부의 확고한 안보의지를 국민과 함께 다지기 위해 오는 23일 오전 10시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연평도 포격 도발 5주기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행사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더라도 각자 잠시나마 북한의 기습 도발에 용감하게 맞서 싸우다 전사한 장병들의 위국헌신을 기리고, 민간인 희생자에게 정중한 조의를 표하는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 인터넷 해군 사이트의 연평도 사이버 분향소를 찾아 감사의 한마디를 남기는 것도 좋겠다. 끝으로 매서운 바람이 불어오는 날씨에 국가를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는 국군장병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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