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종교개혁 500주년을 1년여 앞두고 초대 종교개혁자들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개신교 일각에서 존 칼빈의 사역을 두고 쟁쟁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기독교 강요’로 개신교 신학의 흐름을 주도해 목회자들에게 추앙을 받고 있는 신학자 존 칼빈이 도마에 오른 이유가 뭘까.

지난달 25일 ‘어쩔까나 한국교회’ 저자 신성남 집사는 “일부 목회자나 성도들 중에는 칼빈의 신학이나 또는 그가 수립한 교회 제도에 대해 다소 절대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칼빈의 장점이 자주 부각되다 보니 그에게도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간혹 간과하고 있다”고 개신교 매체에 화두를 던졌다. 그는 종교개혁사의 어두운 진실이라며 ‘제네바 학살’을 언급했고 즉각 논쟁이 이어졌다.

신 집사는 개신교 내에서 반발이 큰 카스텔로의 글과 슈테판 츠바이크의 글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 글에 따르면 칼빈과 그의 지지자들은 자신들의 신앙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과 4년 동안 적어도 58명을 처형하고 76명을 시외로 강제 추방했다. 그중 10명은 참수형이었고, 35명은 마녀사냥처럼 처참한 화형이었다. 이들은 “이 부패한 도시에 실질적인 도덕과 기율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700~800명을 처형할 교수대까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심지어 칼빈은 “이단을 처형한다는 일은 결코 그리스도교적 사랑에 위배되는 것이 아니다”며 “오히려 일반 신자가 이단의 거짓 가르침에 물드는 것을 막아주는 구실을 하기 때문에 그것은 사랑의 행위라 할 수 있다. 그러니 이 목적을 위해서는 한 도시의 주민 전부를 없앨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기술됐다.

신성남 집사는 당시 집행됐던 잔혹한 고문과 처형에 대해 일부 사례도 제시했다. 칼빈을 비난한 사람은 불에 달군 쇠꼬챙이로 혀를 잘렸고, 칼빈의 예정설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가혹한 고문 끝에 화형을 당해야 했다. 자크 그뤼에는 칼빈의 정책을 반대하고 비난했다는 이유로 처형을 당했다. 자녀에게 유아 세례 주기를 거부한 80세 노인과 그의 딸도 처형을 당했다. 에스파냐의 의학자이자 신학자였던 세르베투스도 삼위일체론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인간 이하의 학대를 받다가 화형을 당했다. 주일예배에 불참하거나 춤을 추거나 술을 마시면 가차 없이 투옥됐다. 단순 혐의로 투옥됐다고 해도 감옥에서는 심한 고문이 이뤄졌고, 투옥되는 주민들은 고문을 두려워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빈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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