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하얼빈 소재 ‘중국 침략 일본군 731부대 죄증진열관’에 항일투사와 전쟁포로를 생체해부한 해부실이 재현됐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중국 침략 일본군 731부대 죄증진열관’
동상·독가스·세균 실험 등 증거자료 전시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실험의 제안. 인체개조 관련. 생활의 통제와 약물 요법부터 단계별 시행. 신체적 정신적으로 아직 성숙되지 않은 소녀들은 최적의 실험대상. 초인적인 군인 양성을 위해 획기적인 자료가 될 수 있을 것.’ - 영화 ‘경성학교’ 중 -

지난 6월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제작된 영화 ‘경성학교’가 관객들을 맞았다. 흥행성적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이 영화는 생체실험을 통해 인간 병기를 만들려는 일제의 음모와 이를 이용해 권력을 얻고자 했던 탐욕적인 인간의 욕망과 광기를 공포스럽게 그려냈다. 일각에서는 일제의 ‘생체실험’을 소재로 다뤄 일제 강점기 당시를 단편적으로나마 생각해볼 수 있게 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실제 일제의 생체실험은 공포영화를 만들기 위해 작가가 일부러 짜낸 상상력과 맞먹는다. 오히려 그 잔혹성은 더 심했다. 그 증거가 중국 하얼빈(哈爾濱) 소재 ‘중국 침략 일본군 731부대 죄증(罪證)진열관’에 전시돼 있다. 이곳에는 일제강점기 당시 생체실험을 자행한 731 부대에 대한 증거기록과 이를 재현한 전시물이 진열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임시 폐관 후 보수 공사를 시작해 지난 8월 재개관했다.

진열관은 731부대의 조직 자료와 생체실험 증거, 세균전 실험 증거, 철수하면서 은폐한 범죄 진상 증거 등을 전시하고 있다. 또 동상 실험, 독가스 실험 등 생체실험 현장을 재현해 일제 만행의 참상을 고스란히 알리고 있다.

731부대는 페스트 벼룩을 연구하기 위해 대량의 쥐를 사육했고, 세균무기의 살상력을 알아보기 위해 일명 ‘마루타(통나무)’로 불린 피해자들에게 세균 폭탄을 투하한 후 반응을 살펴 실험 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진열관 측은 최근 2년 동안 발굴 작업을 통해 발견한 세균전 실험 증거 2500점을 보강했다. 항일 독립운동가, 전쟁포로들은 고스란히 실험대상이 됐다. 당시 731부대로 보내져 생체실험 도구로 이용된 피해자는 신원이 확인된 사람만도 1549명이라는 설명이다.

731부대는 1930년대 중반 일본군이 히로히토 왕의 칙령에 의해 설치됐다. 일본군이 패전 직후 자신들의 죄상을 숨기기 위해 부대 내 80여동에 달하는 건물 대부분을 폭파했다. 그러나 지하실험실 등 잔해가 남겨졌다. 세균실험실과 특수 감옥 등은 현재도 발굴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중국 침략 일본군 731부대 죄증(罪證)진열관’은 연합뉴스가 우리나라 언론사로서는 처음으로 지난 6일 방문해 보도했다. 중국 헤이룽장성 정부가 2015 한·중 관광협력 설명회의 일환으로 초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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