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미원 한의원 허정원 원장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는 대학교 4학년 이연경(23세, 가명) 씨는 평소 조용하고 나름 원만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말을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듣는 편이다. 그런데 생활하는 곳이 여러 사람이 함께 생활하는 기숙사이고 룸메이트와 잠을 자는 시간이 다르다 보니, 이 씨가 잠을 자려고 할 때 부스럭거리는 룸메이트로 인해 쉽게 잠에 들지 못한다.

상사의 가벼운 농담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여서 계속 끙끙댄다거나 수개월이 지난 일로 고민을 하는 등 스트레스가 잘 쌓이고 쉽게 떨치지 못하는 성격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스트레스로 인해 잠을 못 이루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씨처럼 심신 모두 건강하고, 과도한 스트레스도 없으며, 성격적으로도 불면증에 걸릴 만한 것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도 쉽게 잠들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수면환경을 체크해 봐야 한다.

최적의 ‘침상 내 기상’ 확보

정신적, 육체적 피로 외에도 온도, 습도, 소음, 빛, 이불, 베개, 잠옷 등과 같이 수면 중에 신체가 오감으로 느끼는 수면환경이 불면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온도의 경우, 여름에는 25도, 겨울에는 12~13도가 최적 온도이나 문제는 체감온도기에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수면 온도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잠을 잘 때 보통 바닥에 까는 이불과 덮는 이불이 있다. 이 두 장의 이불 사이 공간의 온도, 습도, 통기성, 흡습성 등을 종합해서 ‘침상 내 기상’이라고 부른다. 일본의 수면과학연구소의 결과에 따르면, 이 공간의 온도가 33도±1도, 습도가 50%±5%라는 수치가 가장 이상적인 수면환경 이라고 한다.

조명 문제에 있어서는 아주 캄캄한 것이 좋은 사람도 있고, 너무 캄캄하면 잠을 못 자는 사람이 있는 등 개인차가 있다. 하지만 조명이 너무 밝으면 잠이 얕아지는 것은 분명하다. 너무 어두우면 잠을 못 자는 사람도 간접 조명을 사용해서 얼굴에 직접 빛이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침 햇살이 잘 들어오는 동향에 위치한 방은 차광 커튼을 치는 것도 효과적이다.

건물 외부의 소음이 문제라면 이중 새시 창을 하거나 커튼을 두꺼운 것으로 바꾸고, 덧문을 닫는 등의 방법이 바람직하나 비용 문제가 걸린다면 귀마개를 사용하는 것이 실용적인 방법이다.

스트레스를 쌓아두지 않기 위한 쾌면 원칙

수면환경과 함께 스트레스를 떨쳐낸다면 숙면을 유도하기가 더욱 쉬워진다. 스트레스를 쌓아두지 않기 위해 다음의 원칙들을 명심하자.

일과 생활을 구분한다

직장이나 학교에서 야단이나 꾸지람을 들었더라도 이를 빨리 잊어버리도록 한다. 또, 일거리를 집으로 가져오면 일에 대한 걱정과 고민에 잠이 오지 않을 수 있으므로 일거리를 집으로 가져오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다.

완벽주의자가 되지 않는다

실패나 실수를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이에 대한 두려움은 스트레스가 되고 숙면을 방해하기에 낙천적인 사고방식을 갖도록 노력한다.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에게 ‘잘 보여야 한다’ 혹은 ‘칭찬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계속해서 다른 사람을 의식하면 고민만 깊어지고 쉽게 잠을 이룰 수 없다.

놀이나 취미를 즐긴다

적당한 놀이나 취미는 일상생활에서 쌓이기 쉬운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주는 효과가 있고, 신체적으로도 건강을 유지시켜 주기에 숙면에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수면도 일종의 습관이다. 항상 일정한 시각에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는 시간도 같은 시각으로 유지한다면 습관이 되어 수면을 유도하기가 쉬워진다.

불면증 전문클리닉 자미원 한의원 허정원 원장은 “한번 불면증으로 고통 받기 시작한 사람은 소음, 빛, 기온 등 작은 수면환경의 변화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편이다. 게다가 불면증 환자의 많은 경우 숙면에 좋은 수면환경을 설명하면 그런 환경을 맞추기 위해 신경을 쓰다가 밤을 새버리는 경우도 많다. 쾌적한 수면환경은 숙면에 도움이 되지만 수면환경 조건에 지나치게 얽매이게 되면 오히려 그런 조건들이 다시 자신을 얽어매는 밧줄이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지나치게 덥거나 춥지 않은 온도와 어두운 침실, 견딜 수 있을 정도의 조용함만 있으면 누구나 숙면을 취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잠자리에 드는 것이 불면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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