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환기 화백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사진출처: 뉴시스)

한예종, 전문가들 대상 설문
총 6개 예술분야 각각 선정
영화·미술 분야, 결과 공개

김기영 ‘하녀’ 유현목 ‘오발탄’
김환기 ‘어디서 무엇이…’ 선정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서양과 동양의 경계를 무너뜨렸다.” “관습적인 한국영화의 흐름 속에서 이례적인 표현주의 미학을 대표한다.” “해방 이후 나온 한국영화 중 체제 안에서 영화가 어떻게 기능해야 할 것인가를 잘 보여준 작품이다.”

각각 김환기 화백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김기영 감독의 1960년 작(作) 영화 ‘하녀’ 그리고 유현목 감독의 1961년 작(作) 영화 ‘오발탄’에 대한 평이다. 20세기 한국예술의 고전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뽑힌 작품들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총장 김봉렬, 한예종) 한국예술연구소(소장 양정무)는 각 분야 예술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미래의 예술을 예측하고 탐색하기 위해 지난 20세기 한국예술의 고전을 찾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는 음악·연극·영상·무용·미술·전통예술 등 6개 장르별 예술분야 전문가 60명을 대상으로 20세기를 대표할 한국예술 3개 작품 선정과 선정 이유 등 간단한 심사평으로 구성된 설문지를 배부해 진행됐다.

그 결과 먼저 설문조사가 완료된 미술과 영화 분야의 결과가 지난 2일 먼저 공개됐다. 다른 분야에 대해선 설문이 종료된 이후 공개할 예정이다.

한예종에 따르면 20세기 한국예술의 고전이 될 미술 작품 1위로 김환기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1970년)’가 선정됐으며, 영화 분야는 김기영 감독의 ‘하녀(1960년)’와 유현목 감독의 ‘오발탄(1961년)’이 공동 1위로 선정됐다.

미술 분야 전문가 10명 가운데 4명이 선정한 김환기 작가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를 두고 한예종 미술원 미술 이론과 조인수 교수는 “이 작품이 전통 서화의 기본 요소인 ‘점’을 주된 표현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형상성을 배제한 점과 색이 도리어 ‘무한의 형상성’을 환기시킨다”고 평가했다.

미술평론가 최열은 “서구 미술 도구와 재료를 자기화해 서양과 동양의 경계를 무너뜨렸다”며 “그 작법만으로도 ‘인류사의 기념비’”라고 극찬했다.

미술 전문가들은 이외에도 박수근 ‘나무와 두 여인(1962년)’, 신학철 ‘한국 근대사-종합(1982~83년)’, 이우환 ‘관계항(1971년)’, 이중섭 ‘흰소(1964년)’, 이쾌대 ‘군상(1948년)’ 등을 한국 미술의 고전이 될 만한 작품으로 꼽았다.

▲ 유현목 감독의 1961년 작(作) 영화 ‘오발탄’과 김기영 감독의 1960년 작(作) 영화 ‘하녀’가 20세기 한국예술의 고전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뽑혔다. (사진출처: 뉴시스)

고전 영화 공동 1위로 꼽힌 ‘하녀’와 ‘오발탄’ 역시 각각 4표씩을 받았다.

동국대 유지나 교수는 영화 ‘하녀’가 “관습적인 한국영화의 흐름 속에서 이례적인 표현주의 미학을 대표”한다고 평가했으며, 영화평론가 정성일은 “한국영화의 원형이라고 부를 홈드라마 안에 들어가서 그 내부를 충만한 ‘리비도’로 쑥밭을 만들어버린다”고 평가했다.

‘오발탄’에 대해 유지나 교수는 “한국전쟁 후 분단의 아픔과 피폐한 일상을 치열하게 재현한 한국영화 리얼리즘 텍스트의 상징”이라고 평했으며, 정재형 한국영화평론가협회장은 “해방 이후 나온 한국 영화 중 체제 안에서 영화가 어떻게 기능해야 할 것인가를 잘 보여준 작품”이라며 ‘오발탄’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외에도 한국예술을 대표하는 고전 영화로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1993년)’와 ‘만다라(1981년)’ ‘장군의 아들(1990년)’을 비롯해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1999년)’,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1998년)’ 등이 선정됐다.

한편 한국예술연구소는 오는 7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캠퍼스 1층 강당에서 2015년 추계 학술대회 ‘미래의 예술, 미래의 고전– 20세기 한국예술을 말한다’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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