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성 도기동 유적 목책렬 전경과 3구간 목책렬 상세 (사진제공: 문화재청)
안성 도기동 유적서 확인
총 4개 구간, 길이 130m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재)기남문화재연구원(원장 이동성)이 지난 9월부터 발굴조사 중인 ‘안성 도기동 유적’에서 백제의 한성 도읍기부터 고구려가 남쪽으로 진출한 시기에 사용된 목책성이 확인됐다.

안성 도기동 유적의 목책성은 산줄기의 지형을 따라 분포돼 있다.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일부 단절됐으나 모두 4개 구간에 걸쳐 130m 정도의 길이로 확인됐다.

목책성(木柵城)은 토루(土壘)를 쌓고 목책을 세운 구조로, 토루는 기반암 풍화토를 층이 지게 비스듬히 깎은 후 토루 바깥면에 깬돌을 활용하거나 토제(土堤)를 두고 흙다짐을 해 조성했다. 특이한 점은 토루 바깥면을 직각으로 깎아낸 후 신라 석성의 구조적 특징 중 하나인 보축성벽과 유사한 보강벽을 조성한 것이다.

단면이 직각 삼각형 모양인 보강벽은 깬돌을 3~4단 정도 쌓고 벽면에 점토를 두텁게 바른 후 점토덩어리를 겹겹이 쌓고 불탄 흙을 다져 올려 마무리한 구조로, 고구려 목책성인 세종시 부강면의 남성골산성과 축조방법이 매우 흡사하다.

목책은 토루의 안쪽과 바깥쪽에 각각 목책열은 돌린 이중구조다. 바깥쪽의 목책은 2열로 나타나며, 안쪽과 바깥쪽 목책의 간격은 4.5~5m 정도로 확인됐다. 이를 통해 목책의 배치현황과 함께 목책의 전체적인 구조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유물로는 토루의 흙다짐층과 목책구덩 등에서 세발토기(삼족기), 굽다리접시(고배), 시루 등 백제 한성도읍기의 토기를 비롯해 뚜껑, 손잡이 달린 항아리(파수부 호), 짧은 목 항아리(단경호), 사발(완) 등의 고구려 토기와 컵 모양의 가야계 토기도 출토됐다.

연구원은 “출토된 유물로 보아 목책성의 중심 연대는 4~6세기로, 백제에 의해 축조되어 백제가 웅진으로 천도한 이후에는 고구려가 일부 고쳐 사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용어설명
-토루(土壘): 흙을 쌓아 둔덕지게 만든 것
-토제(土堤): 토루의 흙다짐층의 유실을 방지하기 위한 둑 모양의 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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