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카리브해의 가난한 나라 아이티가 강진으로 인한 피해로 고통을 겪고 있다. 일주일 전 내린 재앙으로 사망자만 10만 명 이상이 될 것이라고 아이티 당국과 외신들은 추정만 하고 있을 정도로 참혹한 지경이다.

인구 900만 명인 아이티는 1인당 국민소득이 1400달러에 불과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다.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도 일주일에 겨우 5끼니만 챙겨먹을 정도로 굶주림에 허덕였다고 한다.

아이티는 1804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할 당시만 해도 카리브해에서 부유한 국가 중 하나로 꼽혔지만 현재 상황은 부패와 내정 불안으로 스스로 지진에 대한 구호나 복구활동을 감당할 수 없는 형편이다.

참혹한 아이티에 국제 사회의 원조가 절실하다. 아이티 국민들이 절망에 빠져 있는 지금 국제 사회가 인도주의 정신으로 적극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

아이티를 방문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유엔이 수십 년 만에 직면한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라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정부는 민관합동 1000만 달러 규모의 인도주의적 지원책을 발표했다. 대한적십자사도 긴급구조자금 1억 원을 지원하고 긴급 구호활동에 나선다고 밝힌 결정은 매우 잘한 결정이다.

국제 사회의 지원도 줄을 잇고 있다. 미국은 1만 명 규모의 병력을 급파했으며, EU는 1억 4000만 유로, 영국은 민간차원에서 2억 3000만 유로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국제사회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폐허가 된 아이티는 치안부재로 인한 약탈과 폭력이 난무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하고 있다.

아비규환의 현장에서 살아남은 자들이 물과 음식 등 생필품 부족에 지쳐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경찰이 약탈자들에게 위협사격을 하는 것도 무용지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는 원조공여국의 입지를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다.

2008년 현재 8억 달러 규모인 공적개발원조(ODA) 금액을 대폭 상향하고 국민 1인당 ODA 기여액 16달러를 개발원조위원회(DAC) 가입국 국민 기여액 평균 134달러에 버금가도록 올려야 한다.

이와 함께 평화유지군을 파견한다면 세계 10위권 국가의 국제적 위상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주최국다운 면모를 보여주게 될 것이다.

지진에 폐허가 된 아이티에 원조와 구호를 펼쳐 우리가 굶주리고 절망에 몸부림칠 때 보여준 국제사회의 고마운 손길에 보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