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수 한체대 언론정보연구소장

 
지난주 페이스북 페이지에 반가운 소식이 올랐다. 2년 전 필자가 지도하던 스포츠 언론교실 학생이었던 정재헌(서경대 경영학과 재학)군이 ‘축구에 관한 모든 것 18. 축구 룰’이라는 제목의 축구 전문책을 발간했다는 것이다. 정군은 “버킷 리스트 ‘내 이름으로 된 책 출간하기’를 이룬 날입니다. 2년여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되었습니다. 이 순간을 꿈꾸면서 그동안 수없이 커피를 마셨던 것 같습니다. 부족한 글솜씨를 담아냈지만, 부족한 만큼 몇 번이고 다시 고쳐 쓰고, 좀 더 나은 글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라고 출간 소감을 말했다. 필자에게 가르침을 받았던 것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정군은 축구기자를 꿈꾸고 있다. 비록 체육 전공자는 아니지만 축구기자가 되고픈 소망을 일찍이 가졌다. 그는 미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다양한 활동 경력을 갖고 있다. 국내 최고의 스포츠 마케팅 커뮤니티 SMR(Sport Marketing Research)와 스포츠인문학 커뮤니티 라커룸에서 활동했다. 현재는 블로그 ‘호호호호의 Football Blog’와 페이스북 페이지 ‘축구가 주는 모든 것’, 스포츠콘텐츠 제작단체인 ‘bizball project’에서 축구팀 필진으로 활동하며 축구의 다양한 스토리를 많은 이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정군이 축구기자가 되려고 하는 것은 나름대로의 철학과 소신이 있기 때문이다. 축구로부터 건강, 소중한 사람들, 즐거움, 목표가 있는 삶이라는 선물을 받은 만큼 축구에 다시 돌려주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축구를 알리겠다는 것이다. 축구로 행복해지는 세상에 일조하기 위해 축구기자가 되고 싶다는 게 그의 꿈이다. “축구기자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직업”이라며 축구기자에 대한 진지함과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정군처럼 축구기자가 되기 위해선 확고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 극심한 언론 환경의 변화로 이제는 30여년 전 필자가 스포츠 기자를 지망했을 때보다 모든 것이 열악한 상황이다. 1980년대 중반만 해도 기자직에 대한 선호도는 아주 높았다. 수천명의 지원자가 치열한 시험경쟁을 거쳐 십여명 남짓 최종 기자로 합격했다. 워낙 기자시험 경쟁이 치열해 ‘언론 고시’라는 말이 생겨났다. 하지만 현재는 그때와는 달라도 너무 달라졌다. 네이버, 다음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밀려 독자와 시청자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신문과 방송, 3D 업종으로 치부되는 기자직에 대한 처우문제, 기사에 대한 신뢰도를 잃어가고 있는 뉴스 등 전반적인 여건이 기자 지망생들의 발길을 주저하게 만든다. 일부 사람들은 불필요한 정보와 사실을 남발하는 기자들을 두고, 기자와 쓰레기의 합친 말인 ‘기레기’라고 비아냥할 정도로 기자에 대한 불신이 높다.

하지만 외부적 환경변화에도 불구하고 진실과 사실을 추구하는 올바른 기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열악한 처우와 고된 일을 극복하면서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를 갖고 훈훈한 인간미 넘치는 기사를 쓰는 기자들은 독자, 시청자, 청취자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우리나라 스포츠 기자들은 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정확하고 바른 기사를 캐기 위해 열정적으로 취재활동에 전념한다. 한국체육기자연맹은 22일 체육기자상 3분기 보도 부문 수상작으로 스포츠조선 김성원·김진회 기자의 ‘또 K리그 외국인 선수 비리’와 YTN 조은지 기자의 ‘쇼트트랙 폭행파문… 빙상연맹 조사 중’ 등 2편을 선정했다. 기획 부문에는 JTBC 전영희·박진규 기자의 ‘한국체대 국가대표 부정 시험 연루’와 SBS 주영민 기자의 ‘고교 야구 입시 비리’를 선정했다. 기자들이 열정을 갖고 발품을 판 결과, 얻은 값진 결실들이다.

필자는 2년 전 정군을 포함한 스포츠 언론교실 학생들에게 좋은 기자가 되기 위해선 철저한 훈련을 통해 기본 자질을 키워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언론 환경이 바뀌더라도 좋은 정보에 대한 사람들의 수요는 결코 줄지 않을 것이며 현재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도 글쓰기와 기자 정신의 기본기를 철저히 연마하면 기자가 된 후에 이 사회를 위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설명했다. 정군이 훌륭한 축구기자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며 좋은 기사를 쓰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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