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태 중국 북경 화쟈대학교 부학장

 
글로벌 시대에 기업 또는 사회·국가적 측면에서 메가트렌드 중 하나는 명품 개발이다. 명품은 산업, 금융, 공공부문 등 전반적인 분야에 적용될 수 있기에 국가 브랜드와 경쟁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30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는 미국, 일본, 프랑스, 스위스 등 다른 선진국의 상품을 무조건 선호한 적이 있다. 이러한 현상은 기술력 부족, 건전한 기업가 정신의 결핍 등으로 국내에 불량 및 짝퉁 상품이 비교적 많았기 때문이다.

짝퉁은 근절시켜야 한다. 궁극적으로 기업 및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국가 재정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의 짝퉁 상품 실태를 살펴보면, 짝퉁 상품 비율이 0.1%에 지나지 않는다. 이처럼 세계 일류 선진국이 되는 비결 중의 하나는 바로 짝퉁 제로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G2로 등극한 중국의 경우를 보자. 올해 선정된 세계 500대 기업 중 무려 20%에 해당하는 106개가 중국기업이라는 점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 기업이 짝퉁 기업이 많은 국가라는 불명예를 극복하고 명품 선진국으로 비약케 하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성장 경쟁력으로 일관해 왔다. 기업에서는 기업브랜드의 가치를 극대화시켜 명품 기업을 만들고자 노력해 왔다. 그 결과 글로벌 경쟁시대에 건강한 산업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는가 하면, 한류의 글로벌화에 일조를 했다. 한편 공공부문에서도 실효성·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정부 일부 부처에서 드러난 정책의 부재로 인한 비효율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재정 건전성 측면에서 보면, 1997년에는 국가 채무가 60조원이었으나 최근엔 중앙정부 채무만 해도 550여조원에 이르고 있다. 국가 예산 편성·집행의 비효율성을 탓할 수밖에 없다. 이는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이치와 유사하다.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요리 솜씨에다가 적절하고 좋은 재료를 선정하는 게 중요하다. 다양한 재료를 선정하는 것만이 빼어난 음식 맛을 내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기본 핵심 전략·정책이 없는 한 명품 국가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사회·국민의 양극화 해소, 이원화된 정부 부처의 통폐합은 공공부문 명품을 만드는 일이다.

명품 전략의 중심에는 공정, 공평, 자유경쟁, 창의성 등이 있다. 이를 수반으로 가치와 평가가 차별화돼 있어야 한다. 경쟁력 확보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만약 동일한 햄버거를 만들어 판매할 경우를 고려해 보자. 맥도날드 등 전문햄버거 취급점이 아니고 일반 가게일 경우 동일한 가치와 평가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인가?

글로벌 기업·국가로 나아가는 길은 명품 기업, 명품 국가로 자리매김하는 일이다. 그러나 명품만을 선호하다 보면 위조 상품의 양산을 부추길 수 있다. 이는 미래지향적 기술력 및 산업생태계에 부정적 파급효과를 가져온다. 따라서 위·변조 상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명품 비즈니스 모델·지형에 익숙해져야 한다. 또 창의성이 발휘되는 인재 경영 시스템을 구축해 통섭형 인력 양성에 주력해야 한다. 이러한 제도를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사회·국가적 측면에서 경쟁력 있는 명품을 만드는 지름길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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