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진행된 제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아쉬움 속에서 끝이 났다. 행사장에서 짧은 만남을 이룬 혈육들은 기쁨도 잠시, 또 긴 이별에 오랫동안 마음의 아픔을 갖게 되겠지만 남북에 흩어져 사는 이산가족들에게는 그래도 희망과 위안이 되고도 남은 행사라 할 것이다. 또 자신이 당한 일은 아니지만 매스컴을 통해 상봉행사를 지켜봤던 온 국민들도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진 것은 사실이다.

이번 20차 상봉행사는 1년 8개월 만에 이루어졌다. 시기상으로 오랜만에 이루어졌고 인원에서도 남북을 합쳐 200가족으로 정하다보니 기대와는 맞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이산가족 만남이 이루어진 직후 사회적 요구는 더 자주, 더 많은 인원이 만날 수 없느냐 하는 것이다. 또 이산가족에 대한 전면적인 생사 확인과 함께 평소에도 혈육 간 서신 교환 등 근본적인 문제를 남북 당국에서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제기되고 있다.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의 자료에 의하면 지난 9월말 현재, 남한의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중 생존자는 6만 6488명이다. 이 가운데 90대가 11.7%, 80대가 42.2%를 차지해 80대 이상 고령자가 절반을 넘는 상태다. 그런 현실에서 지금과 같이 1∼2년 만에 한번씩, 인원도 200가족으로 한정하다보니 이산가족 중 고령자가 점차 늘어나면서 상봉의 평생소원을 못 이루고 세상을 뜨는 분들이 부지기수인데, 이는 당사자만의 회한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아픔이기도 하다.

정부가 이산가족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한반도의 평화무드를 조성하기 위해 지금까지 남북 간 대화 등에 매진해온 공은 매우 크다. 국내 이산가족들이 오매불망 북한 가족과의 상봉을 그리는 마당에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겠지만 상봉을 원하는 신청자들의 연령이 점차 고령화되는 현실에서 어렵더라도 만남의 장(場) 확산에 더 주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지난 8월 25일,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에서 합의된 당국 회담을 하루라도 빨리 개최해, 남북관계의 안정화 위에서 과제로 남아 있는 상봉 횟수와 인원의 증대와 함께 전면적인 생사 확인, 혈육 간 서신 교환의 상례화 등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치중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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