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군 고속정 참수리호. (사진출처: 뉴시스)

경고 후 기관포 5발 쏴… 17~18분 만에 돌아가
北조평통, 강하게 비난 “8월 합의 무산될 수도”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이산가족 2차 상봉행사 첫날인 지난 24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던 북한 어선단속정이 우리 해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퇴각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북한은 우리 측이 고의적으로 도발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25일 우리 군에 따르면 해군 고속정은 전날 오후 3시 30분쯤 서해 연평도 동쪽의 NLL을 넘어 우리 측 수역으로 수백미터 침범했던 북한 어선단속정에 대해 경고사격을 실시해 퇴각시켰다. 이 단속정은 NLL 인근에서 불법 조업 중이던 중국 어선 100여척을 단속하던 상황이었으며, 우리 측의 경고사격을 받고 NLL 이북으로 물러났다.

당시 서해 NLL 부근에서 초계활동 중이던 우리 해군 고속정은 북한 단속정을 조우한 뒤 규정에 따라 일단 경고방송을 했다. 이어 40㎜ 기관포 5발로 단속정을 향해 경고사격을 했다. 기관포탄은 단속정 주변 바다에 떨어졌고, 단속정은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고사격을 받은 북한 단속정이 17~18분 만에 순순히 북한 해상으로 돌아가면서 양측 사이에 교전 등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우리 군은 북한 단속정이 중국 어선을 단속하던 과정에서 NLL을 넘어온 것으로 분석하고 있지만, 중국 어선 단속 강화를 빌미로 한 고의적인 NLL 침범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북한은 ‘8.25 합의’ 무산을 언급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지난 24일 남조선 군부 호전광들은 서해상 우리 측 수역에서 정상적인 해상 임무를 수행하던 우리 경비정을 향해 북방한계선 접근이니 경고니 하며 마구 불질을 해대는 군사적 도발을 감행했다”며 책임을 우리 측에 돌렸다.

이 대변인은 “백주에 공공연히 감행된 이번 포사격 망동은 첨예한 조선 서해 수역에서 군사적 충돌을 야기해 조선반도의 정세를 또다시 격화시키려는 고의적인 도발 행위”라고 거듭 비난했다.

8.25 합의의 무산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대변인은 “남조선 군부 호전광들이 사건을 조작해 대결을 추구하는 악습을 버리지 못하고 무모한 군사적 망동에 계속 매달린다면 예측할 수 없는 무력 충돌이 일어나 북남관계는 또다시 8월 합의 이전의 극단으로 치닫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제20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군사적 긴장 속에서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단은 2차 상봉행사 이틀째인 25일 금강산 호텔 등에서 개별상봉과 공동중식, 단체상봉 등의 일정에 참여했다. 이들은 26일 작별상봉을 끝으로 모든 만남을 마치고 복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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