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상두 호주 스트라스필드 카운슬 시장은 서강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1985년 호주로 유학 가 뉴사우스웨일스대(UNSW) 정치학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재호주 한국유학생회장 시드니 한인회 사무총장 등 역임했다. 2012년 9월 치러진 스트라스필드 카운슬 의원 선거에서 자유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으며 부시장을 지내고 지난 9월 29일 시장에 선출됐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호주 스트라스필드 카운슬 옥상두(Sang Doo Ok) 신임 시장

30년전 호주 유학 후 정착
이민 1세대로는 첫 시장에

가평과 자매결연 맺어 방한
방문단 “韓, 아시아의 독일”

韓문화 보급에 남다른 관심
양국 발전에 가교역할 희망

[천지일보=송태복 기자] “가장 한국적인 문화를 알리기 위해 호주에 코리아가든을 만들 겁니다.”
호주 시드니 스트라스필드 카운슬(Council) 옥상두(62, Sang Doo Ok) 시장이 말을 이었다. 그는 지난달 29일 시드니의 대표적인 부촌이자 한인 밀집지역인 스트라스필드 시장에 선출됐다.

한인 시장은 7년 전 이민 1.5세대 권기범씨가 시장으로 선출 된 후 두 번째이자 이민 1세대로는 처음이다. 스트라스필드 의회는 7명 의원 중 한 명을 시장으로 선출하며 임기는 1년이다. 옥 시장은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후 지인의 소개로 1985년에 호주로 유학 간 후 정착했다.

자매도시 가평군 교류 방문차 방한한 옥 시장을 지난 20일 만났다. 옥 시장은 가장 한국적인 문화를 알리기 위해 코리아가든(한국식 정원)을 호주에 만들 계획이다. 한국인으로 태어나 가장 좋은 점이 ‘불교를 알게 된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한국불교문화와 더불어 한국문화를 호주에 알리는 일에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한인이 호주 스트라스필드 시장으로 선출된 배경이 궁금하다.

2005년 재호한인문화재단을 설립해 한국문화 보급과 청소년 문화에 관심을 두고 ‘K-아이돌’ 공연을 기획했다. 비용을 줄이고 효과를 높이기 위해 당시 스트라스필드 시장을 찾아가 “시에서 진행하는 문화공연 후 무대를 3시간 정도만 그대로 놔 달라”고 부탁했다.

시장이 흔쾌히 수락해 시에서 마련한 무대에서 ‘K-아이돌’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후 시장으로부터 시의회에 들어오라는 제의를 받았다. 경험삼아 나간 첫 선거에서는 고배를 마시고 다음해 시의원에 당선됐다. 시장은 매년 새로 선출하지만 당이 내부적으로 밀어줘야 당선이 가능하다. 옥의 영어표기가 ‘OK’라 이름을 적극 어필했다. 그간의 노력에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도 작용한 것 같다.

▲  경기도 가평군에 위치한 호주 참전기념비. 가평전투는 1951년 4월 22일부터 사흘간 치러진 전투로 1만여명의 중공군과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영연방군이 전투를 벌여 승리했다. 이 전투의 승리로 서울-춘천 간 도로로 진격하던 중공군을 막고 유엔군의 퇴로를 확보해 큰 막대한 피해를 막았다. 호주 스트라스필드는 2011년 가평군과 자매결연을 맺어 교류 방문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스트라스필드가 가평군과 자매결연을 맺은 이유가 있나.

가평은 60여년 전 호주 참전용사들이 목숨 걸고 자유와 평화를 지켜낸 곳이다. 호주 총리가 방한 시 반드시 방문하는 곳이 가평에 있는 호주 전투기념비다. 호주에도 가평스트리트가 있을 만큼 가평은 호주에 각별한 곳이다. 자매결연은 2011년 가평군의 제안을 받아 이뤄졌다.

2013년에 스트라스필드시장단이 처음 방문했고 이번이 두 번째다. 역사와 문화 교육 등 국제교류 활성화를 통해 친선과 우의를 도모하고 있다. 특히 스트라스필드에 들어설 코리아가든과 문화센터 조성 방안 등에 대해 적극 논의했다.

- 가평군과 자매결연 맺은 후 가장 긍정적인 결과는 무엇인가.

스트라스필드 의원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이 바뀐 점이 가장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2013년첫 방한 당시 모 의원이 일정을 소화할 자신이 없어 한국에 못 간다고 할 정도로 빠듯한 5박6일 일정표를 짜서 한국을 방문했다.

당시 가평부터 순천정원박람회, 구미공단,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부산해운대, 대우조선해양거제옥포조선소까지 예정된 일정에서 2분의 오차도 없이 모두 방문했다. 대우조선해양소 방문 시에는 엄청난 규모에 호주 시의원 전체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후 ‘아시아의 독일’이라며 모두가 한국을 다시 보게 됐다.

▲ 호주 스트라스필드 옥상두 신임 시장 ⓒ천지일보(뉴스천지)
-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코리아가든 사업에 대해 말해 달라.

시드니 올림픽 파크 인근 브레싱톤파크에 코리아가든과 한인회관을 비롯해 회의장, 공연장 등을 건립하는 내용이다. 부지가 1만평 정도이고 바로 인근에 철새도래지가 있다. 여러 여건이 순천과 비슷해 순천정원박람회를 벤치마킹해 현지에 맞는 코리아가든을 만들어 한국문화를 제대로 알리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순천시와 교류하고, 아침고요수목원, 리움 박물관 등을 방문했다.

- 호주에서 한국에 대한 인식은.

K-POP 등 한류 영향으로 한국 식당과 공연장마다 한국 사람보다 현지인이 훨씬 더 많아졌다. 오래 전 아이들에게 “한국인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살 날이 올 것”이라고 했는데 그게 현실이 됐다. 그러나 현지인들이 한국 문화의 깊이를 잘 몰라 ‘한국불교문화전시회’를 적극 후원한 바 있다. 당시 관람객들이 한국문화의 깊이에 감탄을 연발했다. 현지인들과 삼성리움박물관도 방문했었는데, 3D로 재현되는 작품을 보면서 한국 문화의 깊이와 스마트 기술에 또 한 번 놀랐다.

- 한반도 통일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나.

마이클 커비 전 유엔북한인권조사위원장이 호주인이다. 최근 호주 국회에서 탈북자를 불러 강연을 듣고, 유엔북한인권조사위원회의 보고서를 전폭 지지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남북 문제에서 북한의 아킬레스건이 인권문제라고 보고 관심을 갖고 있다. 통일은 인위적 해결이 아니라 민간교류를 통해 서서히 문호를 개방하면서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 지난해 스트라스필드에서 추진하던 위안부 소녀상 건립이 철회됐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위안부 소녀상 건립추진위원장이었는데, 경험이 부족해 너무 드러내놓고 추진한 것이 문제였다.우린 전쟁 폭력으로부터 여성인권을 보호하고 갈등을 해결하자는 취지로 위안부 소녀상 건립을 추진했지만 일본은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일본 정부기관이 직접 나서 조직적으로 방해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 앞으로 계획은.

한국-호주 FTA는 체결됐지만 서로를 너무 모른다. 자원이 풍부한 호주와 한국의 인프라가 융합하면 엄청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또 호주는 군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다. 영(英)연방임에도 미군이 주둔하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기회가 된다면 연방의회에도 진출해 양국 발전에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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