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 경제는 신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브릭스(BRICs)보다 빠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량이 2008년 4분기부터 2009년 3분기 사이에 급격하게 늘어 금융위기에서 빠르게 탈출할 수 있었다.

한국경제학회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8일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정책평가와 경제 재도약을 위한 과제’라는 세미나를 열어 현 경제를 진단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2008년에 미국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전 세계가 공황상태를 경험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현재, 세계가 점차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 그 가운데 우리나라 경제는 세계가 역할 모델로 삼을 만큼 금융위기에서 빠른 속도로 벗어나고 있다.

세미나에 참석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랜달 존스 한국담당관은 “적절한 경기부양책으로 일자리를 창출한 것이 한국 경기가 다시 살아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면서 “수출량 증가도 한국 무역수지를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시키는 기회였다”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에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가운데 호주, 폴란드와 함께 금융위기 전 최고 생산량을 초과했다. 이어 랜달 존스 담당관은 “수출 회복세는 내수 수요를 창출하고 고정투자와 개인 소비 증대를 유도했다”며 “2008년부터 올해까지 한국 경기부양책은 GDP 6% 정도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랜달 존스 담당관 말에 따르면 지출면에서 공공투자, 기업보조, 가계보조 및 지방정부 보조로 구성된 부양책이 20만여 개의 일자리를 제공한 원인이 됐다. 이러한 경기부양책은 통화정책 완화로 이어져 한국은행 정책금리가 2008년 10월 5.25%에서 2009년 2월 2%로 조정된 바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서근우 자문위원은 “공익을 추구하는 정부가 민간부문 경제활동에 적극적인 모니터링 기능과 도덕적 설득 및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사후 조정기능을 수행해야 한다”며 “장기적 성장 잠재력 확충을 위해 교육 및 산업 부문 연구개발(R&D)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 위원은 세계경제 흐름이 안정되기 전까지 “정부는 재정과 금융 부문 건전성 및 탄력성, 충격 흡수에 중점을 둔 위기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현수 국민대 교수는 서비스산업 선진화를 위해 “고용 및 부가가치 창출에 나서야 한다”면서 “내수 중심에서 글로벌 중심 정책으로, 공급자 중심에서 시장 중심 정책으로, 단위 산업 중심에서 인프라산업 중심으로, 한계기업 생존 지원책에서 머물지 말고 한계기업 퇴출지원책으로 전환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민간 자생적인 회복력이 강화될 때까지 확장적 재정, 금융정책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면서 “경기회복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인플레기대나 부동산 투기심리는 사전에 철저히 차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진동수 금융위원장, 현오석 KDI 원장, 김주훈 KDI 부원장, 김인준 한국경제학회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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