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연례 성지순례 행사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하자 구급차가 줄지어 늘어서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성지순례 사상 최악 사고 기록으로 남을 듯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AP통신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 성지메카에서 정기 성지순례(하지) 도중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발생한 압사 사고 사망자 수가 자체 집계한 결과 최소 2121명이라고 19일 보도했다.

그간 사우디 정부가 공식 발표한 사망자 수는 769명이었고, 부상자는 934명이었다. 지난달 26일 발표 후 아직까지 추가 발표가 없다.

이에 이란은 사망자 수가 최소 2000명에서 많게는 4700여명까지라고 주장하며 사우디가 사망자 수를 감추고 있다고 계속해서 의문을 제기하며 압박해왔다. 사우디 역시 이에 맞서 이란이 정치적 논란거리로 삼고 있다고 반박하면서 시아파 종주국 이란과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 간 치열한 공방을 펼친 바 있다.

AP통신은 하지 행사에 자국민들을 보낸 나라들의 통계를 종합해 압사 사고 희생자 숫자가 최소 2121명으로 집계됐다고 1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국적별 희생자는 이란이 465명으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나이지리아 199명, 말리 198명, 이집트 182명, 방글라데시 137명, 인도네시아 126명, 인도 116명, 파키스탄 102명, 카메룬 76명, 나이지리아 72명, 세네갈 61명 등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 에티오피아 47명, 차드 43명, 모로코 36명, 알제리 33명, 수단 30명, 탄자니아 20명, 소말리아 10명, 케나 8명, 가나·터키 각 7명, 미얀마·리비아 6명, 중국 4명 등으로 집계됐다.

이 집계가 사실일 경우 앞서 1426명이 숨져 최악의 사고로 기록됐던 1990년 사고를 훨씬 넘어 이번 하지 사고가 최악의 사고로 기록된다.

한편 이란은 이번 압사 사고로 인해 사우디에 관리 능력이 없다고 이를 관리할 종합기구를 설립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사우디는 사고 원인을 이란 순례객의 탓으로 돌리면서 서로 음모론을 제기하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우디 왕실의 최고위층 인물인 투르키 알파이잘 왕자는 이슬람의 두 성지인 메카와 메다니를 관리하는 하지의 관리권한은 주권과 명예와 관련된 문제라며 다른 이슬람 국가들과 이를 공유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