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8개월 만에 열리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드디어 오늘로 다가왔습니다.

애타게 가슴 졸이며 기다린 상봉 하루 전.
이산가족 상봉단은 꿈에 그리던 가족을 만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발길을 서두릅니다.

휠체어를 타고, 지팡이를 짚고, 거동조차 쉽지 않은 고령의 나이지만
살아생전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이 순간이 벅차기만 합니다.

[김남규(96세) / 남측 최고령 상봉자]
(여동생 만나면 무슨 말씀 하고 싶으세요?)
‘잘 있었니?’ 라고 말할 거에요.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라고 챙긴 내복과 각종 생필품까지.
북한 가족에게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을 가방 안에 꾹꾹 눌러 담습니다.

생이별의 시간이 겹겹이 쌓인 만큼 먹먹한 사연도 이어졌습니다.

학도병으로 끌려간 후,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었던 오라버니.
여동생들을 끔찍이 아꼈던 기억은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김복순(76세) / 남측 상봉자]
“죽기 전에 만나서 너무 고맙고 엄마 아빠 살아서 만났으면 더 고마울 걸 지금이라도 만나니까 여한이 없다 그러지.”

[이흥옥(80세) / 남측 상봉자]
“(돌아가신 줄 알고) 제사 지냈으니까 밤에서도 헤매고 눈 뜨고도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너무 반갑고요. 살아계셔서 고맙고..”

[강화선(90세) / 남측 상봉자]
“통일이 얼른 하루속히 됐으면 좋겠소.”

저마다 가슴에 애틋한 사연을 품은 이산가족들.
오늘 오전 8시30분 금강산을 떠나 그리운 가족들을 만나게 됩니다.

(영상취재/편집: 김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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