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순천드라마세트장의 달동네를 찾은 어르신들 ⓒ천지일보(뉴스천지)

하루 관광객만 평일 1000명, 주말 1만명
2006년 개장 후 남녀노소 찾는 지역명물
“성공비결, 공감·호기심 자극 논리에 충실”

[천지일보 순천=김미정 기자] 전남 순천시(시장 조충훈) 주요관광지인 순천드라마세트장 관광객 수가 올해 42만명을 돌파했다. 세트장이 조성된 지 약 10년 만의 기록이다.

15일 찾아간 순천드라마세트장은 평일에도 많은 관광객으로 붐볐다. 순천시 드라마촬영장 시설유지관리를 맡고 있는 관광진흥과 강대원 주무관에 따르면, 지난 12일까지 집계된 현재 누적 관광객은 42만명이다.

강 주무관은 “오늘 하루만 1000여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갔다”며 “오전에는 부산실버대학에서만 버스 16대가 와 어르신 620여명이 방문했다. 주말이면 5000명~1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려 주차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순천만드라마세트장의 성공비결은 모든 세대가 공감하고 호기심을 느낄 수 있도록 기본적인 논리에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강 주무관은 설명했다.

▲ 15일 순천드라마세트장의 70년대 극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순천드라마세트장에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세대를 만날 수 있다. 새까만 교복을 입고 드라마세트장을 다니며 사진을 찍는 청년들은 부모들의 추억을 체험하고, 어르신들은 추억을 회상한다.

순천드라마세트장 달동네에서 만난 김경자(70, 여, 광주시) 할머니는 “내가 25살에 서울에 올라가서 보았던 봉천동 달동네 모습과 똑같다”며 “나는 그때 서울 답십리에 살았는데 그때는 물도 하루 세 번, 공동수도에서 물지게로 받아 살았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때는 이맘때면 연탄을 미리 들어놓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는데 미리 들어놓는 건 연탄을 말려서 연탄가스 발생하는 것을 막고, 잘 타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추억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그때는 행복했다. 왜냐면 우리에겐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시대적 분위기까지 기억했다.

▲ 15일 교복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여고동창 서수민씨, 신민경씨 ⓒ천지일보(뉴스천지)

순천드라마세트장에서 교복을 입고 기념촬영을 한 서수민(27, 여, 대구시), 신민경(27, 여, 서울시)씨는 고등학교 동창으로 추억거리를 만들러 이곳을 방문했다.

두 사람은 “부모님의 사진 속에서 교복을 보고 입어보고 싶었다”며 “50분에 2000원으로 교복을 대여하고 이곳저곳 다니며 사진을 찍으니 즐겁고 다시 학생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또 “여기 와서 교복 입고 머리 모양도 그 시절 학생들처럼 직접 꾸몄다”며 “시대별로 만들어진 옛날 건물을 보면서 꼭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와야겠다”며 흐뭇해했다.

▲ 15일 순천드라마세트장의 옛날 교실 ⓒ천지일보(뉴스천지)

한편 순천드라마세트장은 옛날 그 시절의 모습을 잃지 않기 위해 보도블록도 예전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강 주무관은 “순천드라마세트장은 보시는 그대로 60년대부터 80년대 모습을 담고 있어 보도블록이 깨져도 새것으로 교환하지 않고 그대로 놔두고 있다”며 “어르신들이 자신들이 살았던 옛 시절에 대한 진한 향수를 느끼고 가면서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보면 우리도 즐거워진다”고 말했다.

순천시 조례동에 자리한 순천드라마세트장은 지난 2006년 SBS드라마 ‘사랑과 야망’의 촬영지로 조성됐다. 원래 군부대 자리었던 이곳에 군부대가 이전하자 순천시가 약 4만㎡ 부지에 63억원을 투입, ‘1960년대 서울달동네’와 ‘1970년대 순천읍내’ ‘1980년대 서울변두리’를 재현한 것이다. 순천드라마세트장에는 드라마 ‘사랑과 야망’ 이후 드라마 ‘에덴의 동쪽’ ‘제빵왕 김탁구’ ‘자이언트’ ‘빛과 그림자’ ‘감격시대’, 영화 ‘늑대소년’ ‘인간중독’ ‘강남1970’ ‘허삼관’ 등 30여 작품이 거쳐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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