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생 민족종교 ‘갱정유도’ 본부 서당 한재오 훈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자생 민족종교 ‘갱정유도’ 남원 본부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육산물(陸産物)이 많은 나라 칠국(七國)에서 욕심(慾心)내니 팔자(八字) 좋은 정도령(正道令)은 구궁(九宮)에 올라서서 십승지지 해인약(十勝之地 海印藥)을 흩어놓으니 백성영화경사(百姓榮華慶事)로다 천만의외(千萬意外) 이 나라에서 만국정신통일(萬國精神統一)시키니 억조창생평화(億兆蒼生平和)로다. 좋은 시절 돌아오니 인도평화종만세(人道平和從萬世)요. 천도불절래화기(天道不絶來和氣)로다. - 만민해원경(萬民解員經) 강론보감(綱論寶鑑) 2권 만국가(萬國歌) 중-

요약하면 우리나라에서 한 성인이 나타남으로 만국의 정신을 통일시키는 일이 일어나고 평화의 시대가 찾아와 모든 사람들이 그 도를 쫒으니, 하늘의 도와 화합하는 기운을 막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예견한 이 경서에는 이 일이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천만의외’의 일이라고 표현돼 있다.

어떻게 이러한 예언이 나올 수 있었을까. 이 예언이 기록된 경전은 부응경(符應經)의 일부인 만민해원경이다. 이 경서를 중심으로 신앙을 하고 있는 종교는 우리나라 자생 민족종교인 ‘갱정유도’다. 다소 생소한 이 민족종교가 궁금해 본부인 전북 남원 소재 서당을 찾아갔다. 현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한양원 대표의 삼남 한재오(42) 훈장이 본부 서당을 맡고 있었다.

▲ 한재오 훈장은 매일 아침 5시 선당궁(仙堂宮)에서 하늘을 상징하는 별자리 지도와 교조 영신당주 앞에 정안수를 떠 놓고 향을 피우며 독경으로 치성을 드린다. 약 1시간 동안 이어진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매일 아침 하늘에 치성드리는 ‘정성’

한 훈장은 아침 5시에 정안수를 받아 제단에 올리고 향을 피운 후 독경하며 하늘에 치성을 올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리고 ‘사람이 마땅히 걸어야 할 도리’를 찾고 가르치기 위해 구도의 길을 걷고 있다. 그는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서당 훈장에게 묻는 문의는 많았지만 갱정유도 본부를 지키고 있는 종교인으로서의 인터뷰는 처음이라고 했다.

한 훈장은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알아야 한다며 ‘갱정유도’의 교명을 설명했다. 갱정유도의 교명은 원래 상당히 길다. ‘시운기화 유불선 동서학합 일대도 대명다경 대길유도 갱정교화 일심(時運氣和 儒佛仙 東西學合 一大道 大明多慶 大吉儒道 更定敎化 一心)’이 전체 교명이다. 이는 천지의 기운이 화해서 유불선과 동서학이 합일해 그 도가 크게 밝고 경사가 많아 크게 길하니 이 도를 인간이 가야 할 길로 다시 정해서 하늘의 마음으로 교화를 시킨다는 뜻이다.

그는 지금의 시대를 분열과 갈등의 시대가 아닌 화합을 뜻하는 ‘춘(春)’의 시기라 말했다.

“가을은 결실의 시기이기 때문에 분석하고 나누는 시기이지요. 곧 선과 악이 나눠지는 때라는 말입니다. 그러나 봄은 모든 것이 통합되는 시대로 경전에 따르면 지금 이 시대가 음과 양이 합쳐지는 때라고 합니다.”

한 훈장의 이야기는 갈등과 분열, 분쟁, 다툼 소식으로 넘쳐나는 지구촌의 현실을 비교하면 다소 거리가 먼 이야기였다. 과연 어떻게 통합이 될 수 있다는 것일까.

한 훈장은 사람이 답이라고 했다. 방법은 이미 여러 가지로 제시가 돼 있지만 실천하는 사람이 문제여서 그동안 문제가 해결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글이 없어서 도가 없는 세상이 아니라며 사람들이 하늘이 보기에 합당한 마음을 갖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하늘이 사람을 가릴 때에는 사람의 우열(학식, 지식, 능력)로 가리는 게 아니라 오직 그 마음으로 가릴 뿐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공부를 하는 목적도 지식을 쌓는 게 아니라 나갔던 자신의 마음을 되찾아오는 것입니다. 마음이 없으면 하늘을 봐도 보이지 않고, 말씀을 들어도 들리지 않습니다. 마음을 찾으면 하늘의 뜻을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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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재오 훈장이 치성 후 마지막 순서로 축문을 불에 태워 독경하며 하늘에 날리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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