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다종교 사회를 이루고 있다. 또한 국민 절반 이상이 하나의 종교를 믿고 의지하고 있다. 이제는 사회를 말할 때 종교를 빼놓을 수 없다. 또한 종교 따로 사회 따로 그 정책을 펴 나갈 수도 없다. 나라도 정책을 펼 때 여러 종단의 지도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그 목소리를 듣고 있다. 이는 종교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최대 종단종파인 불교 조계종 자승스님이 4개년 종무발전계획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자승스님은 ‘소통과 화합으로 함께하는 불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이웃 종교와 사회와의 소통 그리고 화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참 듣기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종교 간 불신으로 종교편향 논란이 지난 몇 년간 끊이지 않고 있던 터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회와의 소통부재나 종교편향의 문제는 종교 간 불신뿐 아니라 사회에서도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지난해 스님을 대상으로 종교편향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는 종교인들에게 많은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설문에서 ‘스님께서는 한국사회에서 스님들에 대한 이미지가 좋게 평가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다’는 대답이 ‘그렇다’ ‘매우 그렇다’라는 대답에 비해 10% 이상 높았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한국불교가 당면한 가장 시급한 사회적 과제로 ‘신뢰회복(50.1%)’과 ‘종교편향(23.7%)’을 꼽았다. 이 외에 종교인 관련 설문조사에서도 종교성직자 전반이 사회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했다.

겉만 번지르르하면 누가 신뢰를 주겠는가. 이제는 진정 사회로부터 신뢰를 받고 존경을 받는 종교지도자들이 나타나야 한다. 그래야 사회에 희망을 주고 다종교사회의 밝은 미래를 열 수 있다고 본다.

종교 간 소통을 우선 실천하는 자세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말보다 행동으로 마음의 진실함을 세상에 보이는 종교계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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