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 태종 2년(1402년)에 세워진 난계 박연의 효자비. 높이 117㎝·폭 34㎝·두께 10㎝ 크기의 화강암제로 비 상단은 조선전기에 유행했던 연봉형(蓮峰形)을 이루고 있다. 비 전면에는 ‘孝子 朴然(효자 박연)’이라는 한자를 해서 정자체로 각자했으며, 비 측면에는 ‘建文四年壬午三月日(건문사년임오삼월일)’이라는 글씨가 정자 종서로 각자돼 있다. 사진 박준성 기자. ⓒ천지일보(뉴스천지)

충청권에서 최고(最古)… 난계 유적 역사성 입증
땅에 매몰돼 있다 햇빛, 충북도문화재 지정 추진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조선 세종 때 아악을 정리한 악성 난계(蘭溪) 박연(朴堧)에 내려진 효자비가 최근 영동군 심천면 고당리에서 발견됐다. 조선 태종 2년(1402년)에 세워진 이 비는 충청권에서는 가장 오래된 효자비로 난계의 효성과 고당리의 역사성을 입증하는 중요 사료로 평가되고 있다.

이 효자비는 높이 117㎝·폭 34㎝·두께 10㎝ 크기의 화강암제로 비좌는 방형의 야석을 받치고 있으며, 비 상단은 조선전기에 유행했던 연봉형(蓮峰形)을 이루고 있다. 비 전면에는 ‘孝子 朴然(효자 박연)’이라는 한자를 해서 정자체로 각자했으며, 비 측면에는 ‘建文四年壬午三月日(건문사년임오삼월일)’이라는 글씨가 정자 종서로 각자돼 있다.

전면 글씨는 9㎝x12㎝ 크기다. ‘건문’은 중국 명나라 혜제(惠帝)의 연호로 조선 태종 1402년에 해당된다. ‘朴然’이란 이름은 난계의 초명이다.

이 효자비는 본래 고당리 밀양박씨 세덕사 경내에 매몰, 방치됐던 것을 이 동네에 거주하는 후손인 박희재(55)씨가 귀중유물임을 확인하고 보관하고 있으며, 현재 영동군의 요청으로 도문화재위원회의 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악성 난계는 어린 시절 모친을 일찍 잃고 3년 시묘살이로 그 효성이 왕궁에까지 알려졌는데 효자비는 과거에 급제하기 전 24세에 받은 것이다.

이 비를 조사한 이재준 전 충북도문화재 위원은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효자비는 많으나 고려 말~조선전기의 것은 손으로 꼽을 만하다”며 “조선 태종대 왕명으로 고당리에 거주하는 20대 악성 박연 선생에게 내린 유물이란 점에서 난계 유적의 역사성을 입증하는 중요한 사료”라고 말했다. 이어 “효의 고장이라고 일컬어지는 충북 최고의 효자비이며 악성 박연 선생에 관한 역사적 유물인 점에서 문화재로 지정해 잘 보존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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