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성능 순수 전기차를 생산하는 테슬라의 '크로스오버 전기차 모델X' ⓒ천지일보(뉴스천지)DB

최근 폭스바겐그룹 경유(디젤) 차량의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 사태 파장이 전 세계에 일고 있다. 폭스바겐은 그동안 내세운 ‘클린 디젤’이라는 광고부터 내렸다. 이번 사태로 디젤차 시대가 저무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점차 성능이 향상되고 친환경적인 전기자동차에 대한 기대는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上>디젤 차량이 탄생하기까지의 역사를 되짚어 보고, <下>차세대 자동차로 꼽히는 친환경 전기차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위기의 디젤차, 친환경차 시대 앞당기다]
<下>전기자동차의 탄생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놀랍게도 전기자동차는 미래의 자동차가 아니라 사실은 과거의 자동차였다. 지금으로부터 100여년 전 1832~1834년 스코틀랜드의 로버트 앤더슨은 최초의 전기차를 만들었다. 1882년엔 영국의 윌리엄 에드워드 아일턴 교수와 존 페리가 전기 삼륜차로 도로주행을 했다고 전해진다. 1885년 이후 배터리로 가동되는 전기 택시가 영국 브라이튼과 미국 주요 도시에서 운행됐다. 전기차는 냄새도, 소음도 적었다. 1900년경에는 전기차가 대세였다.

하지만 1920년대 미국 텍사스에서 원유가 발견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휘발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내연기관 차량이 대량 생산되기 시작했고, 차량 가격이 하락하면서 대중화를 이루기 시작한 것. 결국 전기차는 경제성이 떨어져 점차 사라지고, 휘발유·디젤을 사용하는 내연기관차가 주류를 이루게 됐다.

◆환경규제, 전기차 부활 이끌다

20세기 말. 전기차는 다시 부활했다. 그 계기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환경 규제였다. 미국 최대 자동차 시장인 캘리포니아는 ‘이곳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려면 1998년까지 전체 판매대수의 2%를 무공해 자동차로 만들어야 한다’는 강력한 환경 규제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미국 제너럴 모터스(GM)는 전기차 EV1을 1996년부터 2003년까지 생산했다. 또 일본 토요타는 1997년에 전기모터와 1.5리터의 가솔린 엔진이 혼합된 하이브리드 차량 프리우스를 공개했다. 이 차는 시동을 걸고 저속으로 움직일 때는 휘발유 소모 없이 전기로만 움직여 획기적인 연비 향상을 이뤄냈다. 하이브리드 차량을 처음 개발한 사람은 1899년에 오스트리아 자동차공학자 페르디난트 포르쉐였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전기 모터와 내연기관 엔진이 함께 장착된 차량이다. 저속으로 달릴 때는 전기를 소모해 운행을 하다가 전기 소모를 다 하거나 고속으로 달리면 내연기관 엔진이 작동한다. 엔진으로 운행할 때는 바퀴의 구동과 함께 전기 충전이 된다. 바람을 이용해 풍차를 돌리면 발전기를 통해 전기를 모을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다.

최근엔 하이브리드 차량에 이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도 탄생했다. 이 차량은 순수 전기차와 같이 직접 전기 플러그를 꽂아서 충전을 할 수 있다.

또한 100% 전기로 움직이는 순수 전기차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순수 전기차는 내연기관 엔진이 없이 전기 모터와 배터리로 구성된 차로 배기가스가 없다. 전기 모터로 움직이기에 소음도 거의 없고, 엔진이 없기에 변속기도 필요 없다. 엔진은 분당회전수(RPM)에 따라 출력의 차이가 나지만, 모터는 회전수와 관계없이 일정한 출력을 내기 때문이다.

◆성장통 겪는 전기차

하지만 순수 전기차는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이 있다. 배터리 기술력에 따라서 한 번 충전으로 운행할 수 있는 거리가 한정된다. 일반 차량이 한 번 주유로 400~500㎞를 간다면, 전기차는 보통 170~200㎞를 가는 수준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우리 업체가 문제 해결을 위해 선봉에 서 있다. 2014년 기준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 30%와 19.1%로 각각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LG화학과 삼성SDI는 세계 유수의 완성차 업체와 협업하며 더 나은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프라 구축도 세계가 협업하기도 하고, 도시 전체가 노력을 기울이기도 한다. 전 세계 18만대 판매의 순수 전기차 ‘리프’를 생산한 르노(프랑스)-닛산(일본)은 이스라엘에 전기차 충전소 구축을 돕고 있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제주도에서는 2030년까지 모든 자동차가 100% 전기차만 다니도록 추진하며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에 노력 중이다.

▲ 전 세계 친환경차 점유율 등 통계자료 (자료출처: IHS, FOURN)

◆친환경차 시대를 열다

지난해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친환경차(하이브리드류 200만+전기차 20만)는 220만대로 전체 자동차 시장 8000만대의 2%를 기록했다. 올해 4월 ‘세계 전기차 학술대회 및 전시회(EVS28)’에서는 ‘2020년엔 1억대의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10% 수준인 1000만대가 친환경차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전 세계 환경 기준에 따라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를 90g으로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전기차의 발전 가능성은 고성능 순수 전기차를 개발한 ‘테슬라’에서도 볼 수 있다. 2003년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벤처에서 출발한 ‘테슬라’란 회사는 전기공학자 니콜라 테슬라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 투자자 일런 머스크가 테슬라의 경영을 맡으면서 회사는 빠른 속도로 성장했고, 고성능 순수 전기차를 탄생시켰다.

첫 차 ‘테슬라 로드스터’ 이후 2013년 세상에 탄생한 ‘테슬라 모델 S’는 최고 출력 380마력에 정지 상태에서 100㎞까지 단 5.4초 만에 달성했다. 또 한 번 충전으로 최고 458㎞를 주행했다. 이 차는 기존 내연기관 스포츠카와 경쟁해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소연료전지차’도 전기차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다. 수소를 연료로 하는 전기차로 수소와 공기 중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만들고 전기모터를 돌려 작동한다. 배기구에서 나오는 것은 순도 100%의 물이다.

현재 토요타 미라이 수소차는 최고 속도 175㎞/h, 한 번 수소충전으로 640㎞를 달릴 수 있다. 또한 르노그룹, 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수소차 개발을 하고 있다. 현대차도 지난 2014년 투싼ix 수소차 양산에 성공했다. 이 차는 한 번 수소 충전으로 500㎞를 주행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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