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현 씨가 열창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찬바람이 입으로 들어오는데 몇 시간이고 노래를 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입이 얼어 노래하기도 어렵고···. 기타를 치려면 또 맨손을 내놓고 해야 하죠.”

환경문화시민연대 소속인 김영숙(가명) 씨는 자선모금 콘서트 중인 가수 이승현 씨를 소개하면서 기부 현실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이승현 씨의 이종사촌이라고 밝힌 김 씨는 “예전엔 기타치고 노래하는 자선행사 가수가 얼마 없어 관심을 많이 끌었는데 요즘은 휴게소나 역전을 가도 길거리 가수들을 많이 볼 수 있게 됐다”며 “경제가 어려워 소외된 계층이 많아지다 보니 생긴 모금문화 중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잃어버린 세월, 당신이 필요해요 등 2.5집을 발매한 이승현 씨는 이종사촌과 함께 3년째 ‘결식아동과 미혼모 돕기 자선 콘서트’를 열고 있다. 2년 전만 해도 결식아동과 미혼모 돕기 자선행사를 하는 사람이 적어 이색적이게 느껴졌는데 이젠 모금행사도 다양해졌다고 한다.

하지만 김 씨는 “아직 단돈 3500원이 없어 방학 때 급식을 못 먹고 심지어 하루 두 끼를 굶는 학생들이 많다”며 “경제능력이 부족하고 자립심이 부족한 아동과 여성일수록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역 광장에서 모금활동을 하는 것이 어렵지 않냐는 질문에 김 씨는 “가끔 노숙자들이 와서 욕설을 퍼붓고 행패를 부리기도 하지만 지금은 노숙자들도 익숙해져서인지 심지어 아침에 20명 정도 되는 인원이 모여 우리에게 박수를 치기까지 한다”고 전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절반씩 줄어드는 모금액수와 경기한파로 얼어붙은 서민들의 주머니를 여는 일이 호락호락한 일은 아닐 것이다.  

이승현 씨와 자원봉사의 길을 3년째 함께해 온 김 씨는 “아픔을 아는 사람이 아픈 사람들을 돕는다”며 “지나가던 장애인분들이 기부에 동참하거나 심지어 노숙자분들이 100원을 내고 가는 일도 있다”고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기부를 하는 모습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산교육”이라면서 자발적인 기부문화를 독려했다.

▲ “도리어 어려운 사람이 도와···.” 지나가던 한 시민이 모금에 동참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서울역 광장에 설치된 모금함. 많은 인파가 몰리는 주말 오후인데도 모금함이 썰렁하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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