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 평균 결제금액 변화 및 카드사 가맹점 평균 수수료율. ⓒ천지일보(뉴스천지)
10월 수수료인하방안 발표 이르면 12월부터 적용
카드사, 밴수수료 인하에 사활… 혜택축소 고려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정무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또다시 ‘연내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선언하면서 카드업계가 비상이다. 임 위원장이 시점을 확정한 만큼 시기를 맞추기 위한 조율이 한창이다. 또한 수수료율 인하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을 메울 해법 찾기에도 고심 중이다.

◆이달 중 수수료인하방안 발표

금융당국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인하안이 확정된다. 그간 카드사와 여신 금융협회, 삼일회계법인 등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는 가맹점 수수료율 계산에 기준이 되는 ‘적격비용’ 산정 작업을 마무리했다. 적격비용에는 자금조달비용, 위험관리비용, 일반관리비, 밴 수수료(거래승인·매입정산비용), 공동 마케팅비 등이 포함된다.

영세·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은 정부의 요구대로 0.5%포인트(p) 인하될 전망이다. 더불어 영세가맹점과 중소가맹점 기준도 완화된다. 현행은 각각 연매출 2억원, 3억원 이하에서 각각 3억원, 5억원 이하로 확대되고, 수수료율은 1.5%, 2.0%에서 각각 1.0%와 1.5%로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바뀌는 방안대로라면 현재 매출 3억원으로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을 적용받던 가맹점들은 영세가맹점으로 취급돼 1.0%의 수수료를 적용받게 된다. 기존보다 1.0%p 수수료가 줄어드는 셈이다. 3억원 이상에서 5억원 이하의 가맹점들도 1.0%p 수수료 인하 혜택을 받게 된다.

하지만 수혜자가 늘어나는 만큼 카드사의 수수료 수익도 줄기 때문에 카드사의 입장을 고려한 막판 조율이 진행 중이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당국이 발표한 시점을 맞추기 위해 더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다”며 “하지만 한번 인하된 수수료를 다시 올리긴 쉽지 않고, 수수료 인하로 인한 풍선효과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조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밴 수수료 정률화’ 만지작

정부의 압력에 ‘울며 겨자 먹기’로 수수료 인하에 나서는 카드사들은 줄어드는 수익을 방어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위의 수수료 인하 방안대로 적용될 경우 카드업계의 연간 수익은 5000억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업계는 제1의 해법으로 ‘밴(VAN) 수수료 정률화’를 꺼내 들고 있다. 그간 결제 금액에 관계없이 건당 동일한 수수료를 밴사에 지급하고 있던 카드사로서는 이에 대한 부당함을 피력하면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한 손실을 메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소액결제는 계속해 증가하고 있다. 심지어 현금 없이 카드만 사용하는 비중이 늘면서 편의점 등에서 1000원 단위의 결제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더욱이 은행계 카드사는 체크카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소액결제 비중이 더 높을 수밖에 없다. 회당 평균 결제금액을 살펴보면 8월 기준으로 체크카드(2만 4542원)는 신용카드(5만 5623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다른 카드사 한 관계자는 “정치권에서는 자금조달비용을 얘기하면 수수료율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지만 사실상 자금조달비용은 적격비용 산정 시 20% 정도밖에 반영이 안 된다”며 “밴수수료가 오히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부담을 줄여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여력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신한카드는 이미 13개 밴사와 정률제 전환을 합의해 시행 중이다. 신규 가맹점은 7월부터 기존 가맹점은 2017년 1월부터 정률제로 전환된다. 이를 통해 연간 비용의 3~4%를 절감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카드사들 역시 정률제 전환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달부터 협의를 시작했고 삼성카드와 현대카드 등도 협상을 시작한 상태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밴사 정률제 합의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이벤트나 고객혜택 축소가 불가피하다”며 “카드론, 현금서비스 이자가 올라가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이외에도 수익사업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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