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개 종단 및 세월호 유가족 및 노동자들이 7일 서울 종로구 거리에서 세월호로 희생된 기간제 교사의 순직 인정을 촉구하는 3차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아빠들도 직접 오체투지 참여
“인사혁신처만 반대하고 있어”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3개 종단이 세월호 희생자인 김초원, 이지혜 두 교사의 순직 인정을 요구하는 3차 오체투지를 7일 진행했다.

조계종 노동위원회 위원장인 혜용스님과 노동위원 도철스님, 태고종 인권위원회 진화스님, 천주교 서울교구사목위원회 정수용 신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 박정범 목사 등 3개 종교 관련 인사들과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쌍용차 해고노동자 등이 참여했다.

특히 두 교사의 아버지인 김성욱, 이종락씨가 지난번 오체투지에는 피켓을 들고만 참여했으나, 이날에는 직접 오체투지에 참여하며 더욱 열의를 불태웠다.

오체투지는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시작해 세종로 정부종합청사까지 도철스님이 가장 앞에서 죽비를 지며 행렬을 이끈 가운데 2시간가량 진행됐다.

이들은 세월호로 희생된 10여명의 교사 중 두 명의 교사만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순직 처리가 안 된 점에 대해 정부에 재차 순직 인정을 요구했다. 이들은 교육부, 여야가 합의한 내용을 인사혁신처만 반대하고 있다며 조속히 처리해 줄 것을 촉구했다.

오체투지 행렬 양옆으로는 ‘김초원·이지혜 선생님의 숭고한 희생,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아이들과 함께 한 선생님들의 순직처리를 강력히 촉구한다’ 등의 문구가 새겨진 피켓이 시민들에게 오체투지를 하는 목적을 알렸다.

행사 관계자는 “3개 종단 성직자들이 왜 길거리에 오체투지를 하러 나올 수밖에 없게 만들었냐”고 한탄하며 “비정규직이란 이유로 죽어서도 차별받게 하는 대한민국을 우리는 원치 않는다”고 호소했다.

▲ 3개 종단 및 세월호 유가족 및 노동자들이 7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인근 거리에서 세월호로 희생된 기간제 교사의 순직 인정을 촉구하는 3차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혜용스님은 “종교인들이 무슨 이익을 바라고 이렇게 했겠는가. 이는 생명의 소중함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이 같은 뜻이 하루 빨리 전달되길 바란다”며 “인사혁신처는 더 이상 수수방관하지 말고 내 자식처럼, 가족처럼 일을 처리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전교조 관계자는 “세월호에 탑승한 14명의 교사 중 11명이 희생됐는데, 2명만 순직처리가 되지 않았다. 교사라고 해서 학생들을 꼭 지켜야 한다는 의무는 없다. 죽음의 기로에서 선택사항이었는데 학생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쳤다. 법적인 문제를 떠나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공무원보다 더 훌륭한 일을 했다. 인사혁신처는 공무원 자격이 있느냐 없느냐로 일을 처리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이태희 학교비정규직본부장은 “기도하는 중간에 나쁜 마음을 가지면 안 되는데, 죽음 앞에서 조차 차별한다고 생각하니 나쁜 마음이 자꾸 들었다”며 “대통령께선 세월호 유가족 앞에서 눈물을 흘렸는데, 그것이 진심이었다면 이렇게 행동해선 안 된다”고 힘줘 말했다.

故이지혜 교사의 아버지 이종락씨는 “오체투지를 하면서 몸은 힘들지 않았지만, 마음이 그렇게 아팠다. 하늘에 있는 우리 딸들이 아빠들이 이렇게 하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슬퍼하겠는가”라고 울먹이면서 딸의 명예를 살리기 위해 순직 처리될 때까지 투쟁할 것을 다짐했다.

▲ 3개 종단 및 세월호 유가족 및 노동자들이 7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부터 세월호로 희생된 기간제 교사의 순직 인정을 촉구하는 3차 오체투지를 시작해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 도착한 뒤 집회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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