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남강유등축제 유료화에 찬반논란이 일고 있다. 진주시에 따르면 올해 처음 유료화한 경남 진주남강유등축제가 막을 올린 지난 1~4일 10만여명이 입장료를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시가 유등축제를 유료화한 것은 유등축제의 국비와 도비 지원 중단과 세계 5대 축제 진입에 대비한 축제 재정 자립화를 위한 것으로, 올해부터 성인 1만원 입장료를 받고 있다.

시는 축제를 유료화로 전환하는 대신 방문객 유치를 위해 볼거리, 즐길 거리, 체험거리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다함께 즐기고 누려야 할 축제가 외려 시민들을 외면하는 처사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유등축제를 보기 위해 무릎까지 꿇은 할머니들 사진이 공개되면서 유료화의 찬반논쟁에 불씨를 당겼다고 할 수 있다.

입장료 1만원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겠으나 아직까지 1만원이란 입장료가 부담스럽게 다가오는 이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작년까지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었던 유등축제를 갑자기 1만원이라는 입장료를 지불하면서 관람을 제한하니 어찌 논란이 없을 수 있겠는가 말이다.

세상을 삐딱하게 보는 이들은 “입장료 1만원 낼 형편도 안 되면서 유등축제는 보고 싶냐?”며 비아냥거릴 수도 있을 것이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첫째는 시민들을 위한 축제가 돼야 할 것이며, 그 후가 타 지역 관광객들을 유치하는 것이 돼야 할 것이다. 먼저는 가까이 있는 시민들이 함께 즐기고 행복할 수 있어야 세계적인 축제로 발돋움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온라인에 올라온 ‘무릎 꿇은 할머니’ 사진의 전말은 이렇다. 작년까지 맘 편하게 즐길 수 있었던 유등축제를 1만원이라는 입장료를 내고 봐야 한다는 소리에 놀란 9명의 할머니들은 결국 표를 사지 못했다. 발걸음을 돌려야 하나 싶었지만, 해마다 봐오던 유등을 보고 싶었던 할머니들은 방법을 하나 고안해냈다. 서로 돌아가며 땅바닥에 무릎 꿇고 엎드리면, 그 등 위를 다른 할머니가 밟고 올라가 구경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과연 누구를 위한 지역축제인지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사진이 아닌가 싶다.

이 사진을 받아보았다던 류재수 진주시의원은 “할머니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봤는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번 유등축제가 유료화되면서 더욱 문제가 됐던 것은 도둑관람을 막기 위해 진주성 앞부터 진주교~천수교 구간까지 설치한 가림막이다. 행사장 일대 3㎞ 남짓 구간을 안전펜스로 막아 진주성과 진주 남강 일대 조망을 차단해 놓은 상태니 도시경관을 막을 뿐 아니라 시민들의 통행에도 불편을 주고 있는 현실이다.

물론 유등축제 유료화를 찬성하는 목소리도 있다.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더욱 풍성해지면 입장료 1만원이 아깝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축제를 유료화로 전환했다면 이에 맞는 볼거리, 즐길 거리, 체험거리 등에 차별을 둬야 하는 것도 맞지만 무엇보다 관람객들의 안전과 편의 또한 제대로 누릴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축제장 근처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한 시민의 경우, 축제 유료화 이후 작년보다 하루 매출이 십 분의 일밖에 안 된다며 지금까지 진주의 축제가 지역경제에 이바지한 효과는 진주 축제의 적자보다 훨씬 더 값진 것이라고 진주시 자유게시판에 호소하기도 했다.

일부 시민은 천년고도 진주의 자연과 역사를 특화한 유등축제는 공공자산으로 시민 모두가 부담 없이 누리고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가림막은 진주 역사를 가로막는 것으로 유료화를 지속하면 축제는 실패한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앞으로 진주시가 유등축제 유료화를 지속하려면 시민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 보다 발전되고 시민 누구나, 관람객 누구나 입장료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차별화에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물론 형평성 때문이겠지만, 시가 도둑관람을 막기 위해 설치했다는 가림막은 너무 앞서간 생각이 아니었나 싶다.

아무쪼록 세계 5대 축제 진입을 목표로 고군분투하는 진주시의 계획이 잘 진행되기를 바라며, 시민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진주남강유등축제로 발돋움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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