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국내서 열리는 10차협상에 관심 쏠려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타결되면서 중국이 주도하는 또 다른 다자(多者) 간 자유무역협정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미·일 간 동맹을 더 단단하게 해준 TPP 타결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패권을 노리는 중국에는 위협이다. 때문에 중국이 미·일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RCEP 타결에 주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RCEP는 중국과 한국, 일본, 동남아국가연합(ASEAN, 아세안) 10개국,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16개국 등이 참여한다. 이중 한국과 중국, 인도, 호주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TPP보다 참여국이 4배 많고 역내 연간 무역규모는 TPP(9조 4000억 달러)보다 많은 10조 6000억 달러다. 현재 TPP와 RCEP 양쪽에 참여하는 나라는 일본·호주·싱가포르·브루나이·베트남·말레이시아·뉴질랜드 등 7개국이다.

RCEP는 지난 2013년 5월 협상을 시작했지만 큰 진전을 보지 못하다 지난 8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경제장관회의에서 협상의 기본틀인 무역자율화율 목표(발효 후 10년 내 80%) 협상을 이뤄냈다.

하지만 이 사이 TPP가 먼저 협의를 완성했다. 이에 오는 12일부터 열릴 10차 협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RCEP 참여국들은 오는 12일~16일 부산에서 제10차 협상을 개최한다. 한국 정부서 17개 부처 90명이 참여하고 16개 전체 참가국에서 70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10차 협상에서는 상품 1차 양허안 주요 요소 및 서비스·투자 분야 시장 개방과 규범·협력 분야(경쟁, 지적재산권, 경제기술 협력, 법률제도, 전자상거래)에 대한 합의점을 도출할 계획이다.

중국은 이번 회의에서 협의를 앞당기면서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의 연계를 통한 아시아 지역 내 개발과 무역 주도권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일보 등 중국언론들은 “TPP 타결로 RCEP 참여국들의 협상 진행속도도 빨라질 것”이라며 10차 협상이 연내 타결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협상 타결 후 현재 국회 계류 중인 한·중 FTA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각에서는 RCEP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제기하고 있다.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개방 수준이 TPP를 넘어서지 못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인구 기준으로는 RCEP가 TPP의 4배 규모이지만 명목GDP(29%)는 오히려 TPP(37.1%)보다 낮다. 따라서 가능성은 크지만 당장 역내교역을 통한 FTA 효과는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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