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적으로 국정감사는 야당이 벼르는 ‘국정 질타(叱咤)의 무대’였다. 야당이 정부의 실정(失政)에 대해 송곳 질문을 하면 여당에서는 정부 방패에 나선 일이 비일비재했건만, 2주간에 걸친 한 번의 국정감사에서는 그런 풍경이 없었다. 새정치연합이 올해 국감에서 ‘민생, 회생, 상생, 공생’이라는 ‘사생(四生)국감’을 내세웠지만 명분은 그럴싸했지만 내실은 없었다. 그러다보니 여당에서도 정부 비호를 찾아볼 길이 없고 하는 둥 흉내만 냈으니 빈손 국정감사였다.
그렇다고 해서 국정 전반에서 평년처럼 잘 흘러간 올해도 아니었다. 세월호 참사,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경제 부진, 이념 갈등 등 기왕에 발생된 여러 가지 사회문제들에 대해 문제점과 해결책을 되짚어보는 정책국감을 통해 정부시책의 부실을 따지고 국민 의혹을 풀어줘야 마땅한데도 그와 동떨어진 국감이었다. 국정감사가 시작될 무렵 국민들은 관심을 가졌지만 이번 국감은 실망감을 가져다준 최악의 국정감사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시기상으로 보면 국정감사 종료일까지는 4일밖에 남지 않았다. 여야 의원들은 그동안 국감장을 달궜던 이슈들을 재점검하고 미진한 과제와 쟁점들을 보완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겠지만 지금까지 나타난 것과 같이 이번 국감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드러난 뚜렷한 실적들이 없다. 그렇다보니 국민들은 국정감사에 대해 관심이 없고, 일각에서는 ‘국정감사 무용론’까지 불거져 나오기도 했다. 시작은 거창하게 했지만 결국 용두사미가 된 제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 이러한 올해 국정감사를 두고 사상 최악의 ‘빈손 국감’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