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원남 할머니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너무나 길고 오랜 세월, 많고 많은 사연을 어찌 다 표현하겠습니까? 이제라도 서로의 연락이 빨리 닿아 지난 세월을 이야기할 수 있길 소원합니다.”

1951년 1월 4일 중국공산군의 공격으로 국군과 유엔군이 후퇴하게 돼 1.4 후퇴. 그해 19살이 되던 해 박원남(85) 할머니는 일본군사들이 처녀들을 잡아간다는 소문을 듣고 형부와 남한으로 먼저 내려왔다. 박 할머니의 고향은 함경남도 흥남. 외딴 섬에서 며칠만 피했다가 돌아갈 생각에 박 할머니는 보따리에 빵과 우유 몇 개만 담았다.

“이렇게 오래 못 돌아갈 줄 몰랐지. 남은 가족들이 힘들게 살았을 시간을 생각하면 정말….”

목이 멘 박 할머니는 잠시 말이 없었다. 그나마 같이 내려온 형부는 5년 정도 연락이 됐지만 이후 행방을 알 수 없었다.

6남매 중 차녀인 박 할머니는 “부모님은 돌아가셨을 것이라 짐작이 된다. 형제들은 몇 사람이나 살아있는지 생사가 제일 궁금하다”며 “모든 가족이 모이는 명절에 다른 가족들이 행복하게 지내는 것을 보면 북에 두고 온 가족의 생각이 더욱 간절하다. 떡 등 맛있는 음식해먹던 생각이 난다”고 회상했다.

“지금 봐도 알아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정말 많아요. 이산가족 상봉이 빨리 추진해서 통일이 안 되더라도 교류만 돼도 좋겠어요. 형제들의 생사라도 알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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