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르는 동물들의 별난 이야기. ⓒ천지일보(뉴스천지)

퓨마를 공격하는 돼지의 진실은? 고래는 과연 몇 살을 살까? 새끼 캥거루는 엄마 뱃속 주머니에서 어떤 자세로 앉아 있을까? 사람을 낚아챈다는 ‘선더버드’의 진실은?

오랜만에 동물의 발칙한 사생활(?)을 담은 책이 출간됐다. 시중에 동물의 습성과 관련된 많은 책들이 있지만 이 책만큼 작가의 정성이 들어있는 서적도 드물다. 한 마리 한 마리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 마치 저자의 가족을 소개받는 듯한 느낌이다.

책은 포유류, 조류, 파충류·양서류, 어류, 곤충류 편으로 나눠져 있다.

포유류 편에서는 돼지가 사실은 ‘진짜’ 무서운 동물이었다는 진실이 밝혀진다. 저자는 “돼지가 퓨마를 공격하는 일도 가끔 있으니 우리 인간도 돼지를 결코 멍청한 동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하기도 한다. 1456년에는 다섯 살 난 남자아이가 어미 돼지에게 잡아먹힌 일이 기록으로 남아있기도 하니 말이다.

새끼 캥거루에 대한 재밌는 내용도 소개된다. 흔히 동화책이나 만화에서 새끼 캥거루가 어미 주머니 입구에 양손을 걸치고 고개를 내밀고 있는데, 그 그림은 잘못된 것이다.

아기 캥거루는 주머니 바깥쪽에 등을 대고 몸을 웅크린 채 고개만 뒤를 돌아보고 있는 모습이 진실이다. 이 사실을 알면 캥거루에 환상을 가졌던 아이들이 얼마나 실망할까.

흔히 하마는 순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최근 들어 하마가 사람을 공격한다는 속설이 파다하게 퍼진 뒤로, ‘겁나는 하마’가 상식으로 통하고 있다. 저자는 이 새로운 가설을 ‘음모론’이라고 반박하며 하마가 순한 증거를 제시한다. 망치머리새가 하마를 쪼아대며 괴롭혀도 하마는 가만히 있으며, 자신이 서식하는 환경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산다.

새들의 세계에도 엄연히 ‘해적’이 존재한다. 이름부터가 범죄자 냄새가 풀풀나는 ‘도둑갈매기’들은 다른 새들의 사냥감을 빼앗아 시치미를 뚝 떼고 줄행랑을 친다. 절도행각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도둑갈매기가 뺏은 ‘장물’을 곧 군함조가 낚아채 가버린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속담은 사람들에게만 적용되지는 않는 모양이다.

책에는 실사에 가까운 스케치와 재치 넘치는 만화체 그림이 실려 소소한 웃음들을 던져주기도 한다. 아울러 나이가 지긋한 저자의 젊은 시절 경험담에서 나오는 훈훈함에도 1점 플러스. 자상한 할아버지의 옛날이야기를 듣는다는 그런 느낌이랄까. (천지일보 신간안내)

사네요시 타츠오 지음/북스힐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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