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추리소설이지만, 일반적인 추리소설의 전개방식을 답습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살인을 저지른 용의자와 살해 동기를 알려주고, ‘어떤 방식’으로 살해를 하게 됐는지에 무게를 둔다. ⓒ천지일보(뉴스천지)(제공:재인)


“당신의 말이 내 마음을 죽였어. 그러니 당신도 죽어 줘야겠어.”

‘백야행’ ‘용의자 X의 헌신’으로 잘 알려진 히가시노 게이고의 천재성이 또 한권의 역작을 탄생시켰다. 치밀한 이야기 진행과 완전범죄를 구성하는 곳곳의 요소는 강한 중독성을 불러일으킨다. 한 마디로 심하게 재밌다. 밥 먹는 시간을 잊을 정도로…

기본적인 골격은 ‘용의자 X의 헌신’과 비슷하다. 짙은 안개와도 같은 완전범죄를 밝히기 위해 천재 물리학자와 두 명의 형사가 각자 다른 방식으로 추리를 풀어나간다. 그리고 그 추리는 하나의 점으로 모아지며 결국 허수해(虛數解,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에 묻힌 ‘진실’을 파헤쳐 낸다.

이 책은 추리소설이지만, 일반적인 추리소설의 전개방식을 답습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살인을 저지른 용의자와 살해 동기를 알려주고, ‘어떤 방식’으로 살해를 하게 됐는지에 무게를 둔다.

소설은 건실한 IT회사 사장 마시바 요시다카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사인은 맹독성 독극물인 아비산에 의한 중독사. 용의자는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이유로 이혼을 통보받은 아내 아야네와 아야네의 제자이자 요시다카의 새로운 애인인 히로미로 압축된다.

이 사건을 맡은 것은 엘리트 형사 구사나기와 직감이 뛰어난 여형사 우쓰미 가오루로 둘은 각자의 방식으로 거미줄같이 얽힌 진실을 더듬어 간다. 여기에 천재 물리학자 유가와(일명 ‘갈릴레오 교수’)가 순전히 흥미 때문에 협력하게 되면서 완전범죄의 트릭이 한 꺼풀씩 벗겨져 나간다.

남편의 사망 소식을 듣고 훗카이도에서 돌아온 아야네가 이지스의 방패로 삼은 것은 바로 철벽의 알리바이. 도쿄에 있는 남편이 독극물을 마실 때 그녀는 분명 훗카이도에 있었다. 시간상으로는 절대 살인이 성립할 수 없다. 그러나 히로미 역시 요시다카를 살해할 동기를 찾을 수 없다. 무엇보다도 히로미는 그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는 상태.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의 아버지를 죽일 수 있는 여자는 없다’고 직감한 가오루는 아야네에게 강한 의심을 품게 된다.

한편, 아야네에게 첫 눈에 반한 구사나기는 아야네의 살인 이외의 가능성을 찾는 데 주력한다. 구사나기는 결국 아야네와 히로미 전에 있었던 요시다카의 옛 애인을 밝혀내고, 그녀와 아야네의 묘한 관계를 토대로 짙은 그림자 속에 묻힌 살인의 동기를 추측해 나간다.

그리고 밝혀지는 충격적인 진실들… 살인의 방법, 살인의 동기, 그리고 ‘성녀의 구제’라는 의미까지… ‘구제’의 진실한 의미를 알게 되었을 때, 당신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수수께끼 같은 마력에서 한 동안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다. (천지일보 신간안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재인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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