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시작한 상시할인 제도는 경쟁 대형마트에 퍼져 ‘좀 더 싸게’라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연초부터 내린 폭설로 채소류·어류 등 식품가격이 올라 걱정이 많던 서민들에게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하지만 이마트발(發) 가격경쟁이 소비자 이익을 충실히 가져다줄지 의문이 든다. 경제학에서는 동일한 제품을 두고 경쟁을 하면 가격인하로 이어져 소비자들의 이익이 높아진다. 여기서 소비자 이익은 가격적인 면에서도 있겠지만, 효용(만족) 부분도 포함된다.

며칠새 흘러나오는 소식들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대형마트 이용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경쟁’이 붙어 품절되기 전에 원하는 물건을 사야 하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안감은 ‘사재기’라는 부정적인 결과까지 나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마트 측은 “행사 초기이기 때문에 물량이 금방 동나는 것”이라며 추이를 지켜본 후 책정물량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대형마트의 가격인하는 매출 둔화를 벗어나기 위한 방편으로 보인다. 최근 대형마트는 백화점·온라인몰·홈쇼핑·기업형 슈퍼마켓(SSM) 등 다른 유통 통로에 치여 연간 성장률이 3%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때문에 이번 가격할인은 대형마트가 생존하기 위한 미끼전략, 과열경쟁 유발이라는 비판이 있다. ‘생색내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수만 가지 제품 가운데 11~12가지 품목만 가격을 내린 게 마치 전체 품목가격을 내린 것처럼 소비자가 착각을 일으킬 수 있게 한 데 따른다.

가격인하는 생산자·납품업체나 동네 슈퍼, 소비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일 미칠 수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생산자나 납품업체들이 이익감소를 방지하기 위해 무리하게 원가를 줄이면 품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그 피해가 돌아온다.

물론 대형마트도 하나의 기업이기 때문에 이윤을 내야 하는 점이 옳다.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소비자 대부분은 서민들이다. 치킨게임식으로 가격을 무자비하게 낮추는 것보다 소비자 입장에서 서서 합리적인 가격을 설정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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