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카에다 지도자 아이만 알자와히리(왼쪽)가 9일(현지시간) 인터넷을 통해 공개한 음성메시지에서 IS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오른쪽)를 비난했다. (사진출처: 뉴시스)

“IS 최고지도자는 ‘난동가’ ‘이라크 테러리스트 은둔자’” 비난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이슬람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극단주의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전쟁을 선포했다.

ABC 보도에 따르면 9.11 테러 14주기를 맞아 알카에다가 미국이 아닌 IS에 전쟁을 선포했으며, 두 이슬람 테러단체가 양립할 수 없다는 점은 미국에 어부지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빈 라덴 사망 이후 알카에다 최고지도자가 된 아이만 알 자와히리는 9일(현지시간) 공개된 음성 메시지를 통해 IS의 최고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난동가’ ‘이라크 테러리스트 은둔자’라고 비난했다. 또한 “무슬림들은 그를 칼리프(이슬람의 최고 지도자)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알바그다디는 이라크 모술 사원에서 자신을 칼리프라고 자칭한 바 있다.

또 자와히리는 “알바그다디는 충성맹세를 어기고 자신을 칼리프로 칭하고 칼리프국가(IS)를 세웠다. 우리에겐 (전쟁 외)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IS에 선전포고했다.

이로써 최근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영역을 확장하며 세계적인 문화유산 파괴, 여성 성폭행 등의 만행을 자행하던 IS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던 상황에서 알카에다의 이 같은 선포로 인해 국제사회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에 대해 매튜 올슨 전 미국 국가대테러센터장은 “알카에다가 공개적으로 IS의 최고지도자 바그다디를 비난한 것은 처음”이라며 “이는 알카에다와 IS 간의 분열이 깊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이 두 테러단체는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하며 흥미로운 반응을 나타냈다.

아울러 “IS와 알카에다가 힘을 합쳤다면 끔찍했을 것”이라면서 “미국은 이 두 테러집단 간의 균열을 대테러 작전에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미국은 거짓정보를 흘려 두 테러단체가 서로 전투를 벌이거나 암살을 하도록 유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활용 계획을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2월 IS는 시리아에서 휴전을 요청하려던 알카에다의 특사를 살해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자와히리가 IS에 전쟁을 선포한 것에 대해 자와히라가 이집트인이기 때문에 알카에다 내부에서 이집트인들과 다른 아랍인들 간의 갈등이 생기는 것을 하나로 결집시키기 위한 이유로도 보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