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해인 수녀가 병상에서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 <희망은 깨어 있네>.

시집 <희망은 깨어 있네> 출간

2008년 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인 이해인(65) 수녀가 신작 시 100편과 최근 1년 반 동안의 짧은 일기를 묶어 시집 <희망은 깨어 있네(마음산책)>를 출간했다.

수녀는 “어느 날 갑자기 나를 덮친 암이라는 파도를 타고 다녀온 ‘고통의 학교’에서 나는 새롭게 수련을 받고 나온 학생입니다… 자면서도 깨어 있는 희망, 죽어도 부활하는 희망을 꿈꾸며, 나의 또 다른 이름이 작은 희망일 수 있기를 겸손되이 기원해봅니다”라며 독자들을 향해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다.

병상에서 써내려 간 그의 시(詩)에는 암을 이겨내기 위해 겪어야 하는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내 어느 날/ 암에 걸린 뒤/ 세상에 소문이/ 암처럼 빨리도/ 퍼져나갔지 /불청객인 암을 /정겹게 손 잡아주라는데 / 해지라고 하는데/ 아직은 낯설어/ 숨고 싶은 마음/ 만나는 이들마다/ ‘어쩌지요?’ 하는데/ 나는 그냥 웃기만 하고(‘병상 일기4’ 중)”

지난해 이별한 故 김수환 추기경, 장영희 교수, 화가 김점선에 대한 그리움도 시로 담았다.

“이 세상에 영희를 닮은/ 희망의 사람들이 더 많아져서/ 아름다운 세상이 올 수 있도록/ 영희와 함께 기도할게요. 안녕!(‘장영희에게’ 중)”

“장영희 김점선 이해인/ 셋이 다 암에 걸린 건/ 어쩌면 축복이라 말했던 점선// 하늘나라에서도/ 나란히 한 반 하자더니/ 이제는 둘 다 떠나고/ 나만 남았네요(‘김점선에게’ 중)”

그러나 수녀가 암이라는 ‘고통’을 통해 깨달은 가장 큰 가치는 바로 ‘희망’이다. 그의 시집에는 고통 속에서도 놓지 않은 희망의 메시지가 가득하다.

수녀는 “앞으로 나에게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 없으나 우선은 최선을 다해 투병하고 나머지는 하늘에 맡기는 심정으로 작은 희망을 잃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나는/ 늘 작아서/ 힘이 없는데/ 믿음이 부족해서/ 두려운데/ 그래도 괜찮다고/ 당신은 내게 말하는군요// 살아 있는 것 자체가 희망이고/ 옆에 있는 사람들이/ 다 희망이라고/ 내게 다시 말해주는/ 나의 작은 희망인 당신/ 고맙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숨을 쉽니다/ 힘든 일 있어도/ 노래를 부릅니다/ 자면서도/ 깨어있습니다(‘희망은 깨어 있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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