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라파엘로 연재] 분필로 그린 초상화 드로잉… 라파엘로 자화상 추정 소년 모습

앞서 공개한 드로잉 작품들은 대부분 펜으로 그린 작품들이었는데, 이번 호에 공개하는 작품들은 분필로 그린 작품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완성도 면에서도 지난 드로잉 작품들 보단 앞서는 듯하다.

특히 ‘한 소년의 초상화’ 작품에서 눈여겨 볼 점은 라파엘로의 자화상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점과 그의 초기 작품으로 추정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소년의 모습은 세간에 잘 알려진 라파엘로의 자화상과 매우 흡사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 자화상에서도 라파엘로가 상당히 미소년의 모습으로 나왔는데, 이 소년의 초상화를 그의 자화상으로 여기는 것도 무리는 아닐 듯하다.

은필로 그린 그림이며, 초기 작품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다른 초상화 작품과 비교해도 완성도가 꽤나 있어 보인다. ‘한 젊은 여인의 옆모습 초상화’도 같은 초기 작품이지만, 소년의 초상화에 비해선 완성도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한 남자의 머리’ 두상화는 검정분필로 그린 그림이다. 표정과 시선, 머릿결까지 살아 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정교한 선처리와 명암이 돋보인다. 마치 석고 조각으로 만든 두상(頭像)과 흡사한 느낌이 든다.

‘한 젊은이의 초상화’ 작품 역시 분필로 그린 그림이며, 완성도가 매우 높아 보인다. 얼굴 윤곽이 마치 조각처럼 잘 표현됐고, 선처리와 명암이 역시 돋보인다. 2009년과 2012년에 종이그림 사상 최고가 경매기록(2970만 파운드, 한화 527억원)을 연달아 세운 실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한 젊은 여인의 옆모습 초상화’ 작품은 펜으로 그린 초기 작품이다. 분필로 그린 그림과 상당한 차이가 느껴진다. 습작에 거의 가까운 작품이라 봐도 무방할 듯하다.

◆1세기 전 신비함 담긴 ‘컬러 유리원판 필름’
원본에 흡사하도록 붓으로 채색, 샌드위치형 제작

1세기 전 합성수지(플라스틱)로 제작된 흑백필름이 나오기 전까지는 유리원판 필름을 사용했다. 유리원판 필름은 인화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대중적 인기를 얻었으나 선교사업 목적으로 슬라이드 방식으로 제작된 필름은 소수의 특수한 부류만 이용했다. 슬라이드 방식은 영상 교육용으로 사용하던 필름이다.

특히 신비감을 갖게 하는 것이 컬러 유리원판 필름이다. 당시 필름은 감광도가 매우 낮은 건판으로 0.2㎜ 유리판에 감광재료를 바른 후 젤라틴 막을 입혀 촬영하면 실상과 반대인 네거티브(음화)로 찍혀지고 이것을 다시 실상과 같은 포지티브(양화)로 반전시킨 후 그 위에 원색에 가까운 칠을 해 컬러 유리 원판으로 만든 것이다.

쉽게 말하면 현품을 찍어 나온 유리로 된 흑백필름에 붓으로 색을 칠한 것이다. 그리고 그 위에 유리를 덧씌워 ‘샌드위치형’으로 만든 것이다. 이같이 만들어진 슬라이드 유리원판 필름은 환등기를 통해 영상자료로 사용됐다.

이 컬러 유리원판 필름에는 특히 고흐, 피카소 등의 명화 작품 뿐 아니라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렘브란트 거장들의 성화 작품이 들어가 있다. 현품과 흡사하게 제작돼 있어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