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성남 강북경제연구소 대표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통일 관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이젠 통일에 대한 관점을 바꿔야 합니다. 경제적 관점으로 봐야 하는 거죠. 그리고 정확한 수치를 따져서 얘기하자는 겁니다. (남북) 경제적 격차가 얼마이고 통일비용이 얼마이며, 통일과정을 거쳤을 때 어떠한 경제적 결과가 나오는지 정확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남북통일에 큰 관심을 두고 있는 홍성남 강북경제연구소 대표는 통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언론인 출신인 홍 대표는 최근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국민은 통일이라고 하면 머리가 아프다고 한다. 통일비용에 대한 이해가 잘못됐기 때문”이라며 “북한 주민을 먹여 살려야 하는 개념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점을 들어 홍 대표는 통일 준비과정을 철저하게 거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북한과 10배 이상 경제적 차이가 난다면, 그 차이를 줄여야 한다”며 “북한 경제가 자생적인 단계까지 올라와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남한의) 물질과 인력이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북한 경제가 5~7% 정도 성장이 가능하며, 이런 상태에서 통일을 했을 때 ‘통일대박’이 될 수 있다는 지론이다.

홍 대표의 이런 경제적 시각은 북한 장마당에 대한 관심으로 자연스럽게 옮겨갔다.

그는 “북한의 초기 장마당과 현재의 장마당은 다르다. (규모도) 많이 커졌고 기능도 세분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료와 군부가 30% 점하는 경제적 비율이 장마당으로 흡수되면서 통합되고 있다”며 “중국에서 원단을 들여와 재단해서 제품을 만들어 각 지역에 내려 보낸다. (남한) 70년대 초기 산업의 형태인데,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 대표는 “이렇게 (북한이) 시장경제 체제로 가면 30% 정도 관료의 영향력이 줄어든다”면서 “김정은 일가의 영향력도 줄어들고 통제정치를 해도 민간경제에 대한 우호적인 관점이 생기면 어느 단계에서는 통제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해선 ‘짝사랑’이라고 평가했다.

‘삼국지’에 보면 성을 공략할 때 다양한 전략이 나오는 것처럼, 북한 상황에 맞는 전략과 전술을 내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북한과의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원칙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전술을 통해 접촉점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통일대박론에 대해선 “국민의 달콤한 평화통일 염원에 영합하고 있다. 국가를 이끄는 지도자는 국민의 1차적인 정서에 영합하면 국가를 이끌 수 없다”면서 “50~100년을 내다보고 국민을 통합해서 끌고 가는 현실적인 비전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통일준비위가 왜 필요한가. 통일부 산하에 전담 부서를 확장해 만들면 정권이 바뀌어도 지속적으로 연구하는 게 가능하다”며 “국가행정의 일관성이 있으며 세금도 적게 든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통일외교 전략에 대해 “미국·중국·러시아·일본 등 4대 강국이라는 변수가 있는데, 우리 편을 누구로 만들 것인가. 결국 패싸움”이라며 “우리가 통일의 지원자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장기전이라는 생각을 하고 외교적인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