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금융위원회에서 금융개혁 추진현황과 향후일정에 관한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일 금융개혁 추진현황에 대한 브리핑과 함께 앞으로의 비전을 선포했다. 아울러 금융개혁을 통해 보신주의를 털어버리고 궁극적으로 국내 금융권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금융개혁의 중간 점검 차원에서 이뤄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임 위원장은 “제조업은 글로벌 경쟁력이 높아지는데 왜 금융은 그렇지 못하느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며 “이걸 이루는 게 금융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개혁에 대해 국민들의 체감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며 “앞으로 매월 초 브리핑을 열고 추진상황과 다음 달 진행사항 등을 전해 국민들이 금융개혁에 대해 인지할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8월, 5개 개혁방안 확정

먼저 8월 활동을 통해 확정된 5건의 개혁방안과 부처협업과제 논의 사항 등에 대해 전달했다. 금융위는 금리, 수수료 등 가격 변수를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은행의 자율성·책임성 제고방안을 확정했다. 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 ▲보험상품 판매채널 개선 추진방안 ▲금융분야 제재개혁 추진방안 ▲예보 공동검사 관행 개선방안 등을 결정했다.

ISA는 저금리 시대에 종합적 자산관리를 통해 국민의 재산형성을 지원하고 상품간·업권간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하기로 했다. 그간 불공정·부당 행위가 자주 발생하던 보험업계 환경 개선을 위해선 보험사 스스로의 자율책임을 강화하면서도 소비자 보호 및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의 보신주의 타파를 위해서 금융분야 제재의 중심을 기존 개인에서 기업·금전 제재로 전환한다. 예보뿐 아니라 한은의 공동검사 관행도 개선한다. 이와 함께 국민 노후 안전판 강화 및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연금·세제 개선방안에 대해서도 관계부처 간 논의를 진행했다. 협의가 완료되면 9월 말 개혁회의에 상정해 개선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하반기엔 업권별 발전방향 구축

이어 9월에는 ▲민간 서민금융회사 역할 강화방안 ▲그림자규제 개선방안 ▲금융교육 강화방안 ▲금융상품자문업 활성화 ▲연금제도 개선방안 마련을 위해 금융개혁회의를 이어간다.

임 위원장은 “하반기는 규제와 관련된 사항들을 다루면서 업권별 발전 방향을 만들 것”이라며 “금융규제 또한 전면 점검해 일일이 업계의 의견을 듣고 금감원과 함께 규제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규제 개선 원칙에 대해서는 지난 4월에도 밝혔듯 ‘행정지도는 전부 무효’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그림자규제’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림자규제 개선방안은 금융위 통제보다는 감독원의 내부통제 및 외부 전문가의 평가 강화에 초점을 둔다. 우선 오는 10일 이에 대해 금융개혁회의를 진행하고 10월에는 건전성 규제, 11월에는 영업행위 규제, 12월에는 시장질서와 소비자보호 규제를 집중적으로 손보겠다고 말했다.

금융상품자문업 활성화 방안, 연금자산의 효율적 운용방안을 담을 연금제도 개선안을 이달 말 발표를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했다.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도 표명

이달 주요 금융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전했다.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언론의 보도와 달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주택금융공사 양도분을 고려하면 7월 대출 수준과 유사하다며 안심시켰다. 앞으로는 ‘가계부채 상시점검반’을 만들어 은행권 대출 동향을 집중 점검하고 가계부채 대책 후속조치 추진에 만전을 기울일 계획이다. 임 위원장은 “‘처음부터 빚을 갚아라, 상환 능력만큼만 빚을 내라’는 원칙 하에 모든 제도와 원칙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이 구조만 만든다면 우리 경제에 리스크가 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부채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임 위원장은 “기업 부채는 앞으로 우리 경제의 위험 요소로 인식하고 있다”며 “때문에 전체적으로 기업 부채 상황이 어떤지 먼저 점검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부감사대상 기업 1만 5000곳 중 영업이익으로 금융사 대출 이자도 못 내는 기업이 2000여곳에 달한다”며 “저금리·저성장과 중국 경기 침체로 기업 운영 여건은 개선되지 않는데, 기업 부채는 계속 증가하고 있어 주목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기업구조조정의 주체는 채권단인데 채권단만으로 구조조정을 원활히 추진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때문에 전문성을 갖춘 기업구조조정 전문기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오는 11일 공청회를 열고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10월 말경 전문기업을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는 당초 예상대로 이달 30일부터 신청접수를 받고 12월 중 예비인가를 거쳐 내년 상반기 본인가를 하는 순서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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